[둘레길 가이드 3선 - 달마고도ㆍDMZ펀치볼ㆍ남한산성]
꼭 정상에 갈 필요는 없어요, 둘러 가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국가숲길 1호 DMZ펀치볼둘레길…남해 바다 시원하게 바라보는 달마고도
산 속으로 들면서 꼭 정상을 갈 필요는 없다. 때로는 산 주변을 유유자적 거니는 것이 오히려 본연의 모습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되곤 한다. 그래서 둘레길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다. 초가을에 가면 좋을 만한 둘레길 3곳을 소개한다.
DMZ펀치볼둘레길 ‘오유밭길’을 걷는 사람들. 펀치볼을 닮은 양구 지형을 바라볼 수 있다.
국가숲길 1호 ‘DMZ펀치볼둘레길’
2010년 12월 평화의 숲길 14km와 오유밭길 21km를 완공해 1차 개통한 뒤 2011년 10월 만대벌판길 21.9km와 먼멧재길 16.2km를 준공하면서 총 4개 구간, 73.2km의 숲길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지난 5월, 산림청 주관으로 백두대간트레일·지리산둘레길·대관령숲길과 함께 ‘국가숲길 1호’로 지정되었다.
‘평화의 숲길’에서는 전쟁의 흔적인 벙커와 교통호, 철책 등을 고스란히 관찰할 수 있다. ‘오유밭길’에서는 천연기념물보호구역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내의 다양한 식생과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 등 야생동물의 흔적을 탐방하고, 해안분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만대벌판길’에서는 성황당을 지키는 졸참나무 보호수와 만나고 대암산 자락의 능선과 계곡을 오르내리며 소나무 조림지 아래 펼쳐진 만대평야의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DMZ펀치볼둘레길을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지뢰MINE’ 경고판. 분단국가의 현실이다.
‘먼멧재길’은 후리 자작나무숲을 지나 DMZ 특징인 지뢰밭 길을 통과해 대암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금강산, 무산, 운봉, 스탈린고지 등 지금은 갈 수 없는 북녘 산하와 남쪽의 설악산, 점봉산, 향로봉 등 산봉우리가 그림같이 펼쳐지는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펀치볼둘레길은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 내에 조성된 숲길로, 특히 민통선 내 미확인 지뢰지대와 인접해 탐방객의 안전과 산림유전자원 보호를 위해 반드시 탐방 예약 후 숲길등산지도사가 동반해 탐방이 이루어진다. 탐방인원은 1일 선착순 200명으로 제한하고, 하루 두 차례 오전 9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출발한다.
예약 033-481-8565, 인터넷예약 www.komount.kr 또는 www.dmztrail.or.kr
DMZ펀치볼둘레길 코스
평화의 숲길 안내센터~와우산전망대~자작나무숲~사과나무농장~ 대형벙커~잣나무숲길~정안사(약 14km, 약 4시간 소요)
오유밭길 안내센터~동막동~오유저수지~야생화공원~소나무쉼터~ DMZ자생식물원~선사유적지(약 21.12km, 약 5시간 소요)
만대벌판길 안내센터~만대마을~DMZ자생식물원~성황당~ 만대저수지~강송조림지~먼멧재숲길(약 21.9km, 약 5시간 30분 소요)
먼멧재길 안내센터~자작나무숲~지뢰지대~임시통제초소~아리랑고개~ 군헬기장~먼멧재봉~전차방어선~만대벌판길(약 16.2km, 약 4시간 30분 소요)
남해바다의 절경을 품은 도솔암.
해남 달마산 옛길을 이은 ‘달마고도’
미황사에 보관된 옛 기록에 의하면 해남 달마산達摩山(489m)은 달마대사의 법신法身이 계시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을 보면 ‘고려시대인 1218년, 중국 남송의 배가 해남 앞바다에 표류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달마산을 보고 “이름만 듣고 멀리 공경해 마지않았더니 가히 달마대사가 살고 계실 만하다”며 감탄했다’는 내용이 있다.
달마산은 500m가 채 되지 않은 낮은 산임에도 설악산 공룡능선 못지않은 암릉을 뽐낸다. 특히 관음봉~불썬봉~도솔봉까지 약 6km 능선은 ‘남도의 금강산’이라고 불린다. 2017년 11월, 달마산 주변 7~8부 능선에 있는 옛길을 이은 둘레길이 탄생했다. 그것이 바로 ‘달마고도達摩古道’이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이라는 긴 수식을 달고 있는 달마고도는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만든 길이다. 1,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옛길을 정비해 이은 자연 친화적인 길이다.
달마고도는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달마산의 옛길을 이은 길이다.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출발해 큰바람재~노시랑골~몰고리재를 지나 미황사로 되돌아온다. 총 길이는 4개 코스에 17.7km이며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6시간 정도 걸린다. 달마고도는 코스마다 별칭이 있다.
1코스는 ‘출가의 길’, 2코스는 ‘수행의 길’, 3코스는 ‘고행의 길’, 4코스는 ‘해탈의 길’이다. 이는 스님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비유한 것이다.
1코스 출가길은 미황사에서 출발해 큰바람재에 이르는 길로 2.71km 거리다. 달마산의 특징인 너덜지대와 암자 터, 계곡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2코스 출발점인 큰바람재에 이르면 왼쪽으로 완도대교와 완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달마산 능선을 따라 굽이굽이 도는 길이라 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이 달라진다.
3코스와 4코스를 모두 이으면 출발지인 미황사로 되돌아온다. 길 도중에 달마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곳곳에 있다. 특히 3~4코스에서 바로 오를 수 있는 도솔암은 달마고도의 백미다. 진도 쪽 바다 섬 사이로 석양이 지는 모습이 천하비경이며, 남쪽 완도 앞바다에 보름달이 뜨면 바다 전체가 하얗게 빛난다고 한다.
달마고도 코스
1코스 미황사~큰바람재(2.71km, 약 1시간 30분)
2코스 큰바람재~노지랑골(4.37km, 약 2시간)
3코스 노지랑골~몰고리재(5.36km, 약 2시간 30분)
4코스 몰고리재~미황사(2.71km, 약 1시간 30분)
남한산성의 남문인 지화문. 병자호란 때 인조가 이 문을 통해 산성으로 피신했다.
남한산성둘레길
남한산성은 성 안까지 노선버스(9번, 9-1, 52번, 15-1번)가 들어오고, 산성종로로터리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산성 내·외곽으로 도는 길이 나 있어 취향에 맞는 길을 골라 걸을 수 있다.
또한 성 안에 닭백숙 등을 내는 음식점이 여럿 있고 성 안팎으로 우거진 숲과 서울은 물론 성남·하남·광주 일원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조망 등 당일 일정으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남한산성도립공원관리소에서 가벼운 유적답사 산행코스로 5개의 둘레길 코스를 추천한다. 어린이가 걸어도 좋을 만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이정표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중간에 산성종로로터리로 내려오는 길도 여럿 있어 힘들 때 탈출하기 쉽다.
남한산성 서문 근처를 걷는 걷기꾼들.
제1코스는 산성종로로터리에서 북문으로 올라 서문~남문을 둘러보는 코스다.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등산객이 가장 많이 오가는 코스이다.
제2코스는 산성종로로터리에서 행궁을 지나 수어장대로 곧장 올라 서문과 북문을 둘러보고 되돌아오는 2.9km 코스다. 수어장대로 가는 길에 행궁과 영월정, 숭열전을 둘러볼 수 있다.
제3코스는 남한산성역사관에서 출발해 벌봉을 다녀오는 5.7km 코스다. 산성 내에 남아 있는 9개의 사찰 중 현절사와 장경사, 망월사를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제4코스는 남문을 지나 동문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코스다. 이 코스에서는 남장대 터와 지수당, 개원사를 차례대로 지난다. 둥근 주춧돌만 남아 있는 남장대 터를 지나 동문까지는 대부분 내리막길로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좋다. 좌익문左翼門으로 불리는 동문은 서문과 함께 남한산성의 대표적 일출 명소로 손꼽힌다.
마지막 제5코스는 산성을 한 바퀴 도는 장거리 코스다. 산성종로역사관에서 동문으로 올라 북문~서문~수어장대~남문을 지나 동문으로 되돌아온다.
남한산성둘레길 코스
1코스 산성종로로터리~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산성종로로터리(약 3.8km, 약 1시간 20분)
2코스 산성종로로터리~영월정~숭열전~수어장대~서문~국청사~산성종로로터리(약 2.9km, 약 1시간)
3코스 역사관~현절사~벌봉~장경사~망월사~지수당~관리사무소(약 5.7km, 약 2시간)
4코스 산성종로로터리~남문~남장대 터~동문~지수당~개원사~산성종로로터리(약 3.8km, 약 1시간 30분)
5코스 역사관~동문~동장대 터~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동문(약 7.7km, 약 3시간 20분)
글 손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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