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화기자]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한 2010년도 이제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서늘한 가을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이 몸을 간질일때는 낙엽 지는 길가를 산책하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또 한가로이 낙엽 지는 나무 아래 벤치에서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번잡하지 않고 풍요로운 가을 들녘을 바라보는 서산 '아라메길'.

'아라메길'이 한해의 끝을 잡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 산과 바다 미소를 품은 느린 서산

사실 여행객들에게 그리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는 곳은 충청도다.

지도를 펴고 주~욱 살펴보면 제일 먼저 눈길을 잡는 곳은 험한 산악 지형과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강원도다.

그리고 제주도와 전라도,
경상도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만

충청도는 왠지 여행지가 많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실상 수도권 시민들이 찾기 편한 곳이 거리상으로 가까운 충청도지만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눈길은 쉬 그곳을 향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일까.

충청도지역 관광지를 방문했을 때 몇몇 곳을 빼고는 한산하다는 느낌이 든다.

서산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시절 미륵신앙과 불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전라도와 경상도지역을 답사하며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 서산이었다.

서산 마애삼존불은 백제의 미소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불교미술사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문화재지만

연계하는 교통편과 또 주변 볼거리가 많지 않아 발길을 옮기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산은 마애삼존불 말고도 문화재로는 보원사지와 해미읍성이 있어

문화재 답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곳이다.

   

 

■ 트레커들을 기다리고 있는 서산 '아라메길'

서산 '아라메길'은 이제 시작되고 있는
길이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다른 트레킹 코스처럼 길의 정비가 완료 되어 있지 않고

현재 더 다양한 볼거리와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있는 길이다.

서산시에서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며 이름에서부터 고민을 한 듯하다.

아라메길이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이다.

이미 앞서 코스를 개발한 지자체들이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이름을 선점한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서산시는 지역의 자연환경이 잘 녹아든 이름을 선택했다.

이 '아라메길'을 거닐면 대평야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강원도의 산처럼 높지는 않지만 산들 사이로 평야가 자리 잡고 있어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고,

곳곳에 있는 문화재는 고풍스러운 감성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또 서산의 바닷가에서 시원하고 상쾌함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다양한 감성을 거닐며 충전할 수 있는 길이 아라메길이다.

   

 

■ 노란 황금들판을 거닐며 문화재 답사를 하는 길

아라메길 1코스는 유기방 가옥과

조선조 제2대왕인 정종대왕의 제4왕자인 선정군의 사당인 선정묘,

유상목 가옥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기방 가옥은 서산지역 전통 양반가옥으로 야산을 뒤로 하고

U자형으로 토담을 두른 후 동서쪽으로 나뉘어 건물을 앉혔다.

유상목 가옥은 서울 운현궁을 본떠 만든 건물로 두 가옥 다 충청남도지정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두 곳 다 건축사적 가치가 높아 도지정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지만

그리 머지 않은 시대에 만들어진 건물이어서 고풍스럽고 운치가 있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두 곳 다 현재 집 소유주가 거주하고 있는 고건물인 까닭에

그 곳에 사는 분들을 위해 소란스러운 방문은 삼가야 한다.

이 두 곳을
보고 난 후 향하는 곳이 마애삼존불이다.

약 7㎞를 거닐어야 하지만 이 구간에서는 서산의 황금들녘을 볼 수 있어 지루함을 달래준다.

또 전라산을 지나 만나게 되는 역천제방과 고풍저수지 주변은

해바라기와 가을 억새를 만날 수 있어 가을 향기를 느끼기에 좋다.

이와 함께 코스 중간 길가에 자리한 서산여미리석불과 강댕이미륵불을 만날 때는

시골길을 거니는 느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풍광을 즐기며 거닐면 마애삼존불 입구에 다다른다.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마애삼존불은 갑자기 나타난 언덕으로 인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도 하지만 백제의 미소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마애불의 미소가 피로를 잊게 해준다.

인근에 있는 보원사지는 현재 발굴이 한창이어서

문화재 발굴 현장의 생생한 모습과 너른 사찰 터가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이후 용현계곡에서 낙엽 길을 거닐며 2시간쯤 산책한 후

황락저수지변 도로와 해미읍의 논길을 거닐다 보면 해미읍성이 나온다.

   

 

■ 아라메길 1코스 5개 구간

현재 아라메길은 1코스 5개 구간이 개발되어 있다.

1코스는 내륙 코스로 서산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마애삼존불과 해미읍성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있는 코스다.

이 중 유기방가옥에서 해미읍성까지 이어져 있는 20.1㎞ 구간은 중심 코스다.

사실 트레커들에게 20.1㎞라는 거리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그런 까닭에 서산시는 주 코스 외에 지선 코스 4곳을 개발해

가족 또는 연인, 아니면 문화재 답사를 원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과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아라메길의 경우 각 코스별 대중교통의 연계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라메길 홈페이지(http://www.aramegil.kr)에서

대중교통 시간과 위급할 때 연락할 택시와 긴급 전화, 주변 먹을거리와 숙박시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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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협조 :서산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