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해파랑길770km|해파랑길이란?] 동해에 떠오르는 국내 최장거리 걷기 길!
- 글·사진 윤문기 (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발견이의 도보여행 운영자
- 신라 화랑의 정신을 파도와 더불어 걸으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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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근래 들어 걷기를 즐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길이다. 해파랑길은 동해안을 따라 걷는 국내 최장거리 걷기여행 길이다. 2009년에 처음 기획되었고,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동해안의 19개 기초자치단체, ‘(사)한국의 길과 문화’가 5개년 계획으로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갔다. 해파랑길은 현재 총 50개 코스에 노선이 7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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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파랑길 770㎞ 대장정의 시작점은 오륙도가 마주 보이는 오륙도해맞이공원이다. 바닥에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을 나타내는 구조물이 있어 시작점의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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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라면 2014년 12월에야 1차 조성이 완료되어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파랑길은 새롭게 공사해서 길을 내는 것이 아니다. 동해안에 연접한 기존의 길 중에 비교적 걷기에 안전하고, 경관이 우수한 곳들을 이어서 안내와 관리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해파랑길 조성의 핵심이다. 길을 새롭게 내는 것이 아니기에 3차에 걸친 노선 탐사와 조정이 이뤄진 지금 해파랑길을 걸을 수 있다.
다만 조성이 완료되지 않았기에 갈림길 곳곳에 있어야 할 해파랑길 안내 시그널이 부족한 곳이 많다. 얼마 전 오픈한 해파랑길 홈페이지(www.Haeparanggil.org)의 최신 위성지도를 참고해 철저하게 사전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동해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기 때문에 여타의 길보다는 길 찾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또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두발로2.0’의 해파랑길 정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이용해 현장에서 길 찾기가 쉬워진다.
해파랑길은 1,400년 전 신라화랑의 장거리 수련루트
해파랑길의 역사적인 유래를 찾아보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7세기까지 올라간다. 당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신라의 화랑도 문화는 자연스레 동해안 지역에 전파되었다. ‘유오산수(遊娛山水)’하며 호연지기를 기르는 화랑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거리 수련 루트가 바로 경주에서 금강산까지 이어지는 동해안길이었다. 또한 신라가 통일 이후 지방을 좀더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교통로를 정비하면서 동해안을 따라 발해까지 이어지는 북해통(北海通)을 주요 교통로에 포함시키며, 동해안은 중요한 교역로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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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끝없이 펼쳐진 동해안을 따라 걷는 해파랑길. 바다만 보고 가면 지루해질 수 있기에 내륙의 길도 적지 않게 노선에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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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도 동해안은 국토대장정 그룹들과 개인들의 수많은 발걸음이 이어지는 최고의 국토종단 루트다. 하지만 기존의 동해안 종주는 많은 구간이 다소 척박한 도로 옆을 걷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짧은 시간에 긴 길을 걸어 내는 속도전과 완보에 큰 의미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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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초광역 국가탐방로인 해파랑길은 각 지역의 걷는 길과 아름다운 동행을 한다. 사진은 부산 갈맷길의 동해안 라인과 겹쳐지는 구간으로 두 길의 시그널이 함께 붙어 있다. 3 해파랑길 나무패널은 현 위치의 정보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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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은 이와 조금 다르다. 가급적 차도 옆을 걷는 길은 피했고, 동해안의 작은 포구와 마을들을 연결하는 해안길과 내륙의 숲길 등을 엮었다. 에둘러 가더라도 안전하고 쾌적한 길을 택했으며, 경관이 좋은 길과 역사와 문화자원이 좋은 곳들을 노선에 포함시켰다. 이렇게 해파랑길은 단순히 국토종주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 조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파랑길은 문무왕과 수중릉에 얽힌 전설의 유적지들을 이어 걷기도 하고,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으로 극찬한 관동팔경의 경승지를 여섯 곳이나 거친다. 또 각 지역의 아름다운 길을 두루 엮어 내어 우리나라 국토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렇게 길을 찾아서 연결하다 보니 2010년의 1차 노선 탐사 688㎞ 노선은 2회에 걸친 후속 현장 탐사 결과 현재 770㎞로 조정되었다. 본래 길이란 생명력을 갖고 지역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해파랑길도 2011년부터 해마다 전수 노선 점검을 통해 루트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러한 크고 작은 길의 수정은 해파랑길의 생명력이 다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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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해, 푸른 바다와 길동무하며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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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포항구간은 생각지 못한 재미난 해안 지형으로 걷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사진은 14코스에 해당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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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이란 이름은 떠오르는 해(太陽)와 파란 바다(海), 그리고 파도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 길이라는 함축적인 의미를 갖는다. 태양을 닮은 해파랑길의 상징물은 사람의 얼굴과 동해안의 해안선, 울릉도, 독도를 절묘하게 배치해 해파랑길의 각종 안내사인물 등에 이용된다.
해파랑길 걷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 벌써 시작되었다. (사)한국의길과문화 홈페이지(www.tnc.or.kr) 자료실에서 2011년부터 임시 서비스 중인 해파랑길 위성지도 정보를 토대로 해파랑길 770㎞를 단체로 완주한 걷기동호회가 있는가 하면, 해파랑길 완주와 여름 장기걷기를 예정하는 단체와 개인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최장거리 트레일이란 점에서 앞으로 해결하고 준비해야 할 점도 그만큼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해파랑길의 조성 완료시점인 2014년 말까지는 우선적으로 길 위의 갈림길 안내시그널 설치와 장기적인 유지,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해파랑길 간이안내소 역할을 하게 되는 해파랑가게 점주들의 역량강화와 각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방법도 연구대상이다. 아울러 해파랑길 관련 기초자치단체와 관련 민간단체들의 해파랑길 협의체 구성도 항구적인 길 유지관리에 보탬이 될 것이다.
해외에는 천년도 넘은 길들이 지금도 활발한 생명력을 갖고, 국내외의 관광객과 순례자들을 불러들인다. 이제 막 첫발을 떼는 해파랑길을 이런 길들과 곧바로 견줄 수는 없다. 하지만 해파랑길을 걷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해파랑길은 지금의 종착점인 고성 통일전망대를 지나 휴전선을 넘어 북녘 땅으로 이어지는 통일의 길이 되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평화의 길이 될 것이다.
해파랑길 안내시그널
붉은색은 정방향, 파란색은 역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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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은 지주형 방향안내판, 리본, 표찰, 나무패널, 바닥페인팅으로 현장에서 길을 안내한다. 이 중에서 방향성을 갖는 안내시스템은 방향안내판과 바닥페인팅으로 정방향인 고성 방면은 붉은 계열의 화살표나 붉은 해파랑길 마크가 붙어 있고, 역방향인 부산 방면은 파란색이 주조색으로 사용되어 길을 안내한다. 그 밖에도 나무패널은 하단에 각 코스의 번호와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해파랑가게
해파랑길의 간이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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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해파랑길 마크가 그려진 동그란 간판을 단 가게들을 간혹 보게 된다. ‘해파랑가게’라는 별칭이 붙은 이 소매점들은 해파랑길 루트에 인접한 작은 구멍가게들 중에서 해파랑길 간이안내소 역할에 의지가 있는 곳을 5~10㎞ 구간에
한 곳씩 지정해서 해파랑길 안내지도와 휴식용 벤치를 갖췄다. 이곳에서 해파랑길 안내지도를 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마을과 지역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해파랑길에는 현재 56개의 해파랑가게가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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