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특집1 3둔4가리의 심산유곡|방태산종주 르포] “깊은 계곡과 장쾌한 능선, 오지게 멋있는 삼둔사가리 오지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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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손수원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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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니동~주억봉~구룡덕봉~개인산~침석봉 약 20km 종주
더위 쫓아내는 용늪골 계곡, 주능선에 서면 강원도의 산들 시원하게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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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깃대봉과 배달은석 사이의 초원지대를 걷는 이경호 기자와 한민혜씨. 방태산 능선에서 특이하게 부드러운 초원지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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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기 막국수집이오!”
인제 방태산(芳台山 1,444m) 종주를 하기 위해 한니동(용늪골) 들머리로 향하던 일행은 근방에서 거의 처음 문을 연 식당을 발견하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산행 전 보이는 식당 중 괜찮은 곳을 골라 가려던 생각은 오산이었다. 식당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이곳은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내린천을 왼쪽에 두고 구불구불 달리는 446번지방도다. 이 길을 동쪽으로 따르면 삼둔사가리 중 생둔, 월둔, 달둔을 차례로 지난다. 삼둔사가리가 어떤 곳인가. <정감록>에서 언급한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난처 일곱 곳 중 한 곳이 아니던가. 지금이야 곳곳에 펜션이 들어서고 캠핑장이 들어선 산골여행지가 되었지만 그래도 오지는 오지다.
삼둔사가리 둔 오지의 산
이번 방태산 산행에는 C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염동우 기자가 동행했고, ‘젊은 캠퍼들의 모임’ 한민혜(26)씨가 홍일점으로 ‘겁 없이’ 방태산 야영산행에 동참했다. 민혜씨는 산을 다닌 지 1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거의 매일 집 앞에 있는 산을 오르고, 지리산 종주와 한라산, 설악산 등도 섭렵한 ‘열혈 초보 산꾼’이다. 요즘 백패킹에 흠뻑 빠져 있던 차에 기자의 방태산 야영산행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정말 기대돼요. 높은 산에서 야영해 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헤헤.”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콧물을 훌쩍거리면서도 민혜씨는 어서 빨리 산행을 시작하고 싶다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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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의 자연미를 간직한 용늪골. 9부 능선까지 계곡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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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동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첫날 목표지점은 야영지인 깃대봉. 한니동에서 5km 정도 거리지만 고도 1,000m를 올려쳐야 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첫 출발은 좋다. 용늪골 계곡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 수준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은 햇볕을 가려 주었다. 몸이 더워지면 언제라도 계곡물에 몸을 적셔 체온을 낮췄다. 여름 천국이 따로 없다.
원시림에 가까운 용늪골은 초여름을 맞아 야생화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눈에 익은 꽃부터 이름도 모르고 생김새도 처음인 야생화에 이르기까지. 용늪골엔 야생화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위에 빼곡하게 낀 초록색 이끼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계곡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었다. 바위를 뚫거나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잡은 소나무와 신갈나무, 가문비나무 등은 한눈에 봐도 수령이 족히 100년은 지난 것들이다. 또한 방태산엔 고로쇠나무가 많아 미산계곡에선 매년 3월 고로쇠축제를 열기도 한다.
9부 능선, 계곡의 최상류를 지나자 깃대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이제 계곡과는 잠시 이별이다. 생수통에 식수로 사용할 계곡물을 받아 배낭에 넣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방태산의 기묘한 초원지대
깃대봉까지는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가파른 길이 이어졌다. 이제까지 거침없이 앞장서던 민혜씨도 힘이 부치는 모양이었다.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고 긴 숨을 몰아쉰다. 감기몸살 기운에 이 오르막을 걷는 것이 아주 고역일 텐데도 군소리 하나 없다. “나중에 <월간山> 기자 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더니 “산에 자주 갈 수 있으면 할게요!”라고 한다. 준비된 인재를 드디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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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억봉으로 가는 능선길 중간의 전망 좋은 바위능선을 지나는 취재진. 아주 짧은 구간이지만 전망이 확 트여 잠깐 쉬어갈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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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깃대봉 정상에서 텐트를 쳤다. 사방으로 산 능선이 조망되는 아늑한 야영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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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듦을 농담으로 이겨내며 1km 정도를 바짝 올라 주억봉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주억봉은 주억봉이 아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과거에는 이 1,435m짜리 봉을 주억봉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방태산 정상(1,443m)을 주억봉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억봉까지 올랐으면 깃대봉까지는 금방이다.
깃대봉에 당도해 야영장소를 물색했다. 보통은 깃대봉에서 배달은석으로 가는 초원지대가 포인트다. 근처에 샘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에 샘터가 말랐으니 전망 좋은 깃대봉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세 동의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일찍 도착해서 한가롭게 식사를 즐길 줄 알았으나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저녁 7시가 다 되고 있었다. 식사를 하며 간단하게 술 한 잔 나누는 시간, 오늘 걸은 길이 안줏거리가 되고, 능선을 지나가는 바람이 노랫가락이 된다. 하늘에 뜬 별빛은 깊은 밤의 자장가가 되었다.
“불인가?”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깨 텐트 문을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자욱하게 낀 산안개가 시커먼 연기처럼 야영지를 지나고 있었다.
“일단 밥 먹고 짐 챙겨서 출발하다 보면 걷히겠지.”
<월간山> 최초의 드론 헬리캠(카메라를 달고 하늘에 날리는 기계) 촬영을 위해 무거운 기계를 메고 올라왔던 이경호 기자가 결정을 내렸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드문드문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미는 것으로 보아 한두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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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수가 났을 때 배를 묶었다는 배달은석. 뒤로 펼쳐진 길이 깃대봉에서 넘어오는 초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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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엇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장비를 챙겨 배달은석(1,416m)으로 향했다. 깃대봉에서 초원지대로 내려서자 거짓말처럼 안개가 물러나고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방태산의 환영이 어찌나 눈부신지 이제는 산행 내내 내려쬘 햇볕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배달은석은 육산인 방태산 능선에 자리한 특이한 모양의 바위봉우리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아주 오래 전 이 지역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이 바위에 배를 묶어두었었다고 한다. 이곳 해발이 1,400m인데, 그 말을 온전히 믿기란 어렵지만 그 특이한 생김새만으로도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배달은석에 서면 깃대봉~배달은석 사이의 초원지대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 일설에는 이 사이의 능선이 운석과 충돌했을 때 생긴 것이라 하는데 이 역시 증명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방태산 능선 중 유독 이곳의 능선만 이렇게 움푹 팬 초원지대인 것을 보면 분명 과거에 이 지역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배달은석을 지나 주억봉까지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이 이어진다. 고도표 상으로는 평탄해 보이지만 실제로 걸으니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다. 보통 산에서는 내리막을 만나면 반가워야 하지만 이 능선에선 결코 반갑지 않다. 몸은 편하면서도 ‘얼마나 다시 올라가려고?’란 생각에 불안함이 엄습했다.
능선길 주변에는 잡목이 우거져 조망은커녕 바람도 오가지 못했다. 그야말로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다. 긴 능선은 둘째 치고 옷과 배낭에 걸리는 나뭇가지며 풀이 몸을 지치게 만들었다.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까지 그렇게 ‘밀당’을 하며 걸었다. 주억봉은 전망이 좋고 공간도 제법 넓었지만 그늘이 들지 않아 내친김에 구룡덕봉까지 가기로 했다.
더위 쫓아내는 용늪골 계곡, 주능선에 서면 강원도의 산들 시원하게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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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의 자연미를 간직한 용늪골. 9부 능선까지 계곡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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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 그늘이 없어 쉬어가기엔 적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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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밥 먹어요!”
한참 걷다가 민혜씨가 그늘진 공터를 찾았다. 구룡덕봉까지는 20여 분 더 가야 했다. 더위에 지치고 허기가 진 일행은 우선 배를 채워 체력을 보충하기로 했다.
“강원도 산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길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곳을 누가 와요?”
이런 잡풀이 우거진 산길을 처음 걸어보는 민혜씨가 한숨을 쉬며 물었다. 혼자서 산에 다닐 정도로 당찬 성격이지만 온몸에 벌레가 붙고 나뭇가지가 옷을 잡아채니 힘든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산마다 필수로 있다는 절도 하나 없고 정상에 유행처럼 만든 정자 하나 없었다. 이정표조차 드문드문 있으니 방태산의 와일드함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생기고 백패킹이 유행하면서 그나마 사람들이 좀 찾게 되었지 그 전엔 개인약수나 방동약수를 찾는 이들이나 약초꾼들만이 드나들던 산이었다. 그만큼 사람의 손때가 덜 묻었고 덕분에 이렇게 식생이나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한다면 이 정도 등산객의 불편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만한 것이다.
기운을 차려 구룡덕봉(1,388m)에 섰다. 구룡덕봉에는 과거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었으나 용도가 없어지자 폐시설로 방치되어 왔다.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풀이며 나무도 말라죽어 한때는 방태산의 흉물로 불렸다. 그러다 2009년부터 인제국유림관리소가 폐벙커와 막사 등을 철거하고 산림복원사업을 펼쳐 지금은 방태산의 어느 봉우리보다 식생이 잘 보존된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방태산의 ‘뜨거운 맛’
구룡덕봉에는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나무데크가 세 군데 설치되어 비박을 하러 오는 산꾼들이 많다. 북으로는 점봉산과 저 멀리 설악산, 남쪽으로는 오대산과 계방산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아니, 굳이 어느 산을 찾지 않더라도 이 주변은 사방이 산이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은 강원도 동북부의 산군을 앞마당 삼아 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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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룡덕봉의 나무데크에서 바라본 산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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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가 ‘신의 한 수’로 들고 온 드론을 날렸다. 깃대봉에서 한 번 실력 발휘를 했던 드론은 다시 바람을 가르며 구룡덕봉의 머리 위로 솟구쳤다. 방태산의 부드러운 산허리를 넓은 눈에 담아올지 사뭇 기대되었다. 그러는 동안 민혜씨는 ‘셀카’에 정신이 팔렸다. 초록색 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어디를 찍든 그림이라고 호들갑이다.
이제는 하산이다. 우리는 구룡덕봉에서 개인산 방향으로 능선을 갈아탔다. 지친 몸에 자연휴양림 쪽으로 내려가면 가장 쉬울 것이나 차를 댄 한니동으로 돌아오는 것이 막막했다. 지도에는 ‘어두원골(어두우니골)’로 하산하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길이 지워져 약초꾼이 아니면 거의 길을 찾아 내려가기가 힘들단다. 하물며 풀이 무성하게 자란 여름에는 아예 발길을 들이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구룡덕봉에서 동쪽 방향 헬기장으로 내려와 임도를 잠깐 걷다가 오른쪽에 개구멍처럼 난 들머리를 가까스로 찾았다. 염동우 기자가 일전에 이곳을 취재했던 적이 있어 다행이었다. 이정표도 하나 없고 산악회 리본 하나만 덩그러니 달려 있어 초행에 산 눈이 밝지 않으면 그대로 임도를 타고 월둔고개로 내려갈 판이었다. 우리가 당도해야 할 침석봉이 저 멀리에 보였다. 정말 멀어보였다.
개인산 가는 능선길은 만만치 않다. 잡목은 우거졌고 바람은 역시나 산객을 비켜갔다. 간간이 조망이 트여 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더운 더위에 식수가 바닥나기 직전이라 우리는 개인산 정상에 이르기 전 어두원길로 빠지는 길을 찾아 하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엇에 홀린 것일까? 지도와 스마트폰 GPS를 꼼꼼히 체크하면서 왔는데도 그 길을 찾지 못하고 기어코 침석봉으로 가는 능선을 타고야 말았다. 지도에 표기된 길은 이미 없어졌거나 약초꾼들만 다니는 길로 바뀌어서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침석봉까지 가는 길, 대화가 사라졌다. 갈증은 입을 닫는 대신 다리를 계곡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모두에겐 시원한 물 한 모금이 절실했다. 침석봉을 지나고 드디어 개인약수 입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찾았다. 거리는 2km 남짓. 하지만 1,300m에서 650여 m까지 해발을 낮춰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지체할 이유도, 여유도 없었다. 모두들 지체 없이 길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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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룡덕봉의 조망대에 선 취재팀. 산능선이 물결치는 모습이 장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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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길이 아닌 거 같은데?”
“아니오. 맞아요. 조금만 내려가면 길이 보일 거예요. 계속 가요.”
산행경력이 많은 염동우 기자가 길잡이가 되었다. 곳곳에 쓰러진 나무와 낙엽이 길을 지우고 있었으나 사람이 다닌 흔적은 뚜렷했다. 한 시간을 꼬박 내려가자 드디어 계곡물 소리가 들렸다.
육산과 계곡산행의 참맛
“와, 계곡이다!”
민혜씨가 배낭을 던져놓고 계곡으로 뛰어가 손에 물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모두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계곡으로 뛰어들었다. 물통에 물을 받아 시원하게 원샷했다. 뜨거운 발을 담그고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씻었다. 그 순간만은 여름이 별거고, 더위가 별것인가 싶었다.
“그래, 이 맛에 산에 오는 거죠.”
가파른 하산길에서 시종일관 시무룩했던 민혜씨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감기몸살이 걸렸을 때도 병원 대신 산을 갔다는 민혜씨는 이번에도 산에서 처방전을 받은 듯했다.
근처 식당에서 곤드레나물밥을 시키고 맥주 한 잔을 시원하게 마셨다. 더위를 식혀 주었던 깨끗한 계곡, 깃대봉에서 노래를 불러 주던 바람과 별빛, 그리고 시종일관 일행과 ‘밀당’을 즐기던 까칠한 흙길 능선……. 어둠이 깔린 산야의 여유로움 앞에 종일 산행의 힘듦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여름 방태산에서의 1박2일이 벌써 그리워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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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
방태산 종주코스는 한니동(용늪골)에서 출발해 깃대봉~배달은석~주억봉(정상)~구룡덕봉을 지나 남쪽능선으로 갈아타 개인산과 침석봉을 지나 대개인동으로 내려온다(약 20km, 약 9시간 소요). 깃대봉 근처, 주억봉, 구룡덕봉 등에 야영할 만한 장소가 있다. 깃대봉~배달은석 사이의 초원지대에는 샘터가 있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말랐다. 용늪골 최상류에서 식수를 확보해 가야 한다.
구룡덕봉에서 어두원골로 하산하는 길 들머리는 구룡덕봉 지나 나오는 헬기장 오른쪽의 ‘샘터 250m' 이정표 지점이지만 길이 명확하지 않아 베테랑이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낫다. 구룡덕봉을 지나면 침석봉 지난 삼거리에서 오른쪽 하산로로 방향을 잡아 개인약수산장 쪽으로 내려오거나 숫돌봉을 지나 생둔 쪽으로 하산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니동에 차를 세워두었다면 개인약수 입구에서부터 5.5km의 임도를 또 걸어 원점회귀해야 한다. 종점에 차를 두지 않았다면 미산너와집 식당 주인(010-9248-7878)의 용달차를 이용하면 된다. 한니동까지 2만 원을 받는다. 개인약수로 올라 배달은석과 깃대봉을 지나 한니동으로 내려오는 코스(약 10km)도 있다. 가장 편한 코스는 방태산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해 구룡덕봉에 오른 후 주억봉을 지나 하산하는 길이다. 코스도 짧고 길도 좋다.
교통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 홍천이나 인제에서 상남면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현리·미산 방향을 하루 2회 오가는 마을버스 (첫차 12:40, 막차 18:10, 현리터미널 출발 기준)를 타고 미산1리 정류소(미산종점민박)에 내려서 오던 방향으로 200여 m 직진하면 미산약수교에 닿는다.
자가용은 경춘고속도로 동홍천나들목으로 나와 44번국도를 타고 인제 방면으로 가다가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 451번 지방도로 홍천 내면 쪽으로 이동하면 상남면에 닿는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446번 지방도를 따라 12km 가면 미산리 남전동의 미산약수교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 개인약수 입구로 향하는 임도를 조금 오르면 왼쪽에 노란색 건물과 함께 ‘방태산 7km’ 등산로 이정표가 보인다. 차는 건물 조금 못미처 오른쪽의 공터에 두면 된다.
숙박 지역번호 033
미산계곡 근처에 식당이 몇몇 있다. 주로 막국수와 백숙을 낸다. 부린촌식당(463-8055)은 막국수와 능이백숙을 낸다. 개인약수 입구에는 개인약수산장이 있었지만 얼마 전 화재로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바로 옆의 미산너와집(463-8588)에서 능이백숙와 닭숯불구이, 곰취나물밥 등을 낸다. 능이백숙 6만 원, 곰취나물밥 1만2,000원 등. 너와집 형태의 민박은 4인 기준 9만~12만 원.
국립방태산자연휴양림에서도 묵을 수 있다. 숲속의 집은 성수기 주말 기준으로 4만5,000~18만4,000원. 예약은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www.huyang.go.kr)를 통해 할 수 있다. 선착순. 성수기(7월 15일~8월 24일) 이용은 추첨에 의한다. 문의 463-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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