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0의 발견
고대 인도에서 처음 사용… 아라비아인들이 세계로 전파했어요
우리는 수를 0부터 9까지 숫자로 나타냅니다.
정확하게는 인도-아라비아 숫자라고 하는데요.
나라마다 언어가 달라 수를 부르는 단어는 다르지만,
수를 나타내는 기호인 숫자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거의 유일한 공통의 '언어'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숫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 1세기 무렵 인도에서 사용한 숫자입니다(아래칸). /위키피디아
고대 사람들도 사물을 세거나 크기나 순서를 나타내는 수의 개념은 있었습니다.
2000년 전 인도에서는 수평 또는 수직으로 적당한 개수의 선을 그어 수를 표시했어요.
그런데 마른 나뭇잎이나 나무껍질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수를 쓰는 모양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2는 두 개의 획으로 나타냈는데,
옮겨 적거나 빨리 쓰면서 二는 Z와 같은 모양으로 변했죠.
이런 방법으로 점차 서로 다른 9개의 숫자가 만들어져 갔어요.
바빌로니아,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마야 문명 등에서도 각자의 기호로 숫자를 나타냈습니다.
0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당시 수는 존재하는 사물을 헤아려 기록하려고 사용했어요.
0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0을 표현할 수 없었죠.
하지만 0이 없으면 아주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22라고 적어놓으면 다른 사람은
이 수는 22, 220, 202, 2002 등의 수 중에서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고대 사람들은 다른 수를 정확한 위치에 표현하기 위해
일종의 구분자 역할을 하는 기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인도에선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표기를 고안했어요.
그는 각 자리에 비어 있는 자리를 나타내기 위에서 가운데 점을 사용했어요.
22는 ZZ와 같이 나타냈고, 2020은 Z·Z·로 나타냈죠.
수학자들은 이러한 점 표시가 후에 숫자 0으로 발전하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요.
'없음'을 나타내는 기호는 인도-아라비아 숫자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옛날 마야인들은 조개껍데기 모양의 기호를 만들어 0을 표시했고,
바빌로니아의 수학자들은 공간을 표시하기 위해 비스듬한 모양의 쐐기 문자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고대의 이 0 표시는 인도-아라비아 숫자처럼
수로서 생각되기보다는 단순히 빈자리의 의미로 쓰였어요.
예를 들면 바빌로니아 수학자들은 어떤 계산의 결과로
0이 나오면 0을 나타내는 기호 대신에 '다 떨어졌다'는 말로 나타냈다고 해요.
0을 포함해 모두 10개의 기호를 사용한 인도의 숫자는
11세기경 아라비아인들에 의해 스페인에 전해졌습니다.
1부터 9까지 숫자와 0을 사용하는 인도-아라비아 숫자의 등장은
획기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에 초기엔 유럽에서 반발이 심했어요.
그러나 0은 수를 셀 때가 아니라 수를 쓰고 계산할 때 꼭 필요했습니다.
인도-아라비아 숫자가 다른 고대의 여러 숫자들을 제치고
오늘날 거의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이유가 계산할 때 편리하기 때문이에요.
인도-아라비아 숫자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라고 불립니다.
이 숫자 덕분에 수학과 과학은 큰 발전을 이뤘어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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