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3 희망 / 김광규 희망 / 김광규 희망이란 말도 엄격히 말하면 외래어일까. 비를 맞으며 밤중에 찾아온 친구와 절망의 이야기를 나누며 새삼 희망을 생각했다. 절망한 사람을 위하여 희망은 있는 것이라고 그는 벤야민을 인용했고, 나는 절망한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데카르트를 흉내냈다. 그러나, 절망한.. 2011. 2. 18. 다시 떠나는 그대 / 김광규 다시 떠나는 그대 / 김광규 그래도 그대는 떠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처럼 집안 단속을 하고 문을 잠갔나 확인하고 손때 묻은 세간살이 가득 찬 정든 집을 등 뒤로 남겨 놓은 채 손가방만 하나 들고 결연히 떠나서 새 집을 찾는다 언젠가 그 집을 가득 채우고 다시 비어 놓은 채 뒤돌아보며 집을 .. 2007. 3. 23. 크낙산의 마음 / 김광규 크낙산의 마음 / 김광규 다시 태어날 수 없어 마음이 무거운 날은 편안한 집을 떠나 산으로 간다 크낙산 마루턱에 올라서면 세상은 온통 제멋대로 널려진 바위와 우거진 수풀 너울대는 굴참나무 잎 사이로 살쾡이 한 마리 지나가고 썩은 나무 등걸 위에서 햇볕 쪼이는 도마뱀 땅과 하늘을 집 삼아 몸만.. 2006. 9.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