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MZ 트레킹 코스| 김포 첫째 길] 조선시대 포진지 ‘덕포진’ 명승으로 거듭나
-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
-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DMZ는 수십 년간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역설적으로 통제된 지역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만의 공간으로 거듭나, 세계적인 생태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다. 그 세계적인 생태보고를 바로 옆에서 걸으면서 볼 수 있도록 ‘DMZ트레킹코스’가 만들어졌다. 격세지감이다.
DMZ는 서해안의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의 강원도 고성에 이르기까지 총 248㎞에 달한다. -
한반도 허리를 비스듬히 가르고 있다.
-
백두대간과 한북정맥의 큰 산줄기가 DMZ를 가로지르고, 임진강과 한탄강, 북한강 등 주요 강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 서해로 빠져든다.
한반도의 가장 중심지역인 DMZ를 선보이는 트레킹코스는 김포, 고양, 파주, 연천 등 경기도의 4개 시군을 거쳐 가도록 개통했다. -
김포시엔 3개 코스 38.4㎞가 이어져 있고, 고양엔 2개 코스 24.5㎞, 파주엔 4개 코스 56.3㎞, 연천군엔 3개 코스 62.2㎞ 등 12개 코스 총 181.4㎞로 연결돼 있다.
-
김포의 대명포구에서 출발한 트레킹 코스는 고양~파주를 거쳐 경원선 남한의 종점인 연천군 신탄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 이정표 앞에서 끝이 난다. <박스 참조>
-
이 중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고, 역사성이 있으며 동시에 교통도 편리한 김포 첫 코스를 이번달에 소개하고, 다음호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임진강의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 연천의 두 개 코스를 소개한다.
먼저 김포 첫째 길이다. -
첫째 길은 대명항~덕포진~쇄암리 신촌~김포CC~문수산성까지 이어지는 총 15.4㎞의 거리다.
한반도 최초의 벼 재배지로 알려진 김포에서, 육지의 최북단 항구로 알려진 대명항에서 출발이다. -
대명항은 한국관광공사 추천 겨울바다 7선에 꼽혔을 정도로 주변이 아름다운 경치로 둘러싸여져 있다.
-
항구에 도착하니 역시 신선한 바다 향기가 코를 스쳐 지나간다. 드넓은 바다를 보는 순간 가슴마저 시원해진다.
첫째 길 입구 주변은 아직 공사를 하는 듯 다소 어수선하다. -
동행한 경기 2청 특별대책지역과 한태우씨가 “지금 한창 함상공원을 조성 중이며, 올 8월 완공과 동시에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그럴 듯한 함정이 철제 울타리에 가려져 있다.
-
철제 울타리가 벗겨지고 함정이 모습을 드러내면 그것만으로도 볼만할 것 같다.
함정은 주변의 특색을 살린 해병대 상륙함정이라고 한다. -
1944년 제작된 함정은 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하고, 한국전이 끝난 직후 1955년 우리 해군이 인수해 월남전에 7회나 참전하는 등 62년간의 임무를 완수한 한국군 현대사와 궤를 같이한 함정이라고 소개했다.
함상공원 바로 옆 들머리는 철책문에 들어가는 것으로 길은 시작된다. -
다소 긴장감이 들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
문을 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름다운 길이 연속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
덕포진 언덕길에 한쪽은 바다, 한쪽은 들판이 시원스레 길을 열고 있다.
덕포진은 한양으로 통하는 바닷길 요충지
덕포진, 이름만 들어도 뭔가 있을 것 같다. 덕포진은 조선시대 진영으로, 한양으로 통하는 바닷길의 요충지였다. -
마주 보는 강화도의 초지진과 김포의 덕포진 양쪽에서 외적의 침입을 포로 쏘며 저지하는 군사진영이었다.
-
임진왜란 때 왜군의 한강과 임진강 수로침입을 막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구한말엔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려는 미국(신미양요)과 프랑스군(병인양요)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지역으로 역사적 가치와 유물사적 의의가 있는 곳이다.
-
지금 사적 제292호로 지정돼 있다.
잠시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866년은 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펴면서 천주교를 박해할 즈음이다. -
급기야 대원군은 프랑스 신부들을 포함하여 수천 명의 천주교도를 국가 기강을 해이하게 한다는 명목을 씌어 처형했다.
-
프랑스는 이 사건을 빌미로 극동함대 사령관 로즈 제독을 조선에 급파해 한 달 동안 강화도를 점령하고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를 빼앗아 갔다.
-
이때 이들이 약탈해 간 귀중한 유물이 지금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 일체다.
-
조선군대는 덕포진에 진을 치고 프랑스군과 대치한 끝에 결국 프랑스군이 철수했다.
-
이 사건이 바로 병인양요다.
1871년 미국의 상선 제너럴셔먼호가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와 평양에서 통상을 요구하다 평양 주민과 충돌하여 셔먼호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신미양요가 일어났으며, 미국은 5척의 군함을 이끌고 강화도를 공격하고 초지진을 점령했다.
두 사건 다 덕포진과 마주 보는 강화 초지진을 외국군에 내줬으며, 덕포진은 우리 군대가 외국군과 대치하는 해상 군사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역사의 현장은 온데간데없고 포진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
덕포진을 걷다 보면 먼저 7개 포대가 강화도 남장포대를 향하고 있다.
-
조금 더 가면 5개 포대가 강화 초지진과 맞서 있다.
-
마지막으로 3개 포대가 강화 초지진과 남장포대를 향해 있다.
-
해상로를 이용해 침입해 오는 적을 강화도 초지진과 합심해서 양쪽에서 포를 쏘아 바다에서 섬멸하겠다는 전략으로 조성된 진영이다.
마지막 포대진지 가기 전에 파수청이 있다. -
파수청은 각 포대에 공급할 불씨를 보관하던 장소다.
-
이 파수청에서 각 포대진지로 부랴부랴 불씨를 실어 날랐던 것이다.
-
파수청 바로 옆에 있는 이정표에는 그 역사적 사실을 간략하게 전하고 있다.
‘(전략) 이 건물은 포대와 돈대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포를 쏘는 불씨를 보관하는 장소인 동시에 포병을 지휘하던 장대로 생각된다.’
이 조그만 길의 현장에서도 한국사의 비극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졌다. -
덕포진의 역사는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수십 년 동안 역사의 뒤안길에 내버려져 있었다.
-
단절된 역사를 김포의 열성적인 향토사학자가 다시 역사의 전면으로 떠올렸다.
-
그 당사자가 지금 덕포진 문화해설사로 있는 김기송씨다.
-
그가 아니었으면 덕포진과 파수청은 아직 땅 밑에 묻혀 있을지 모른다.
김기송씨는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된 1970년 초 할머니로부터 전해 들은 손돌묘를 찾으러 다녔다. -
그즈음 경기도 공보실장으로 있었던 이재곤씨로부터 덕포진에 대한 역사적 사실도 들었다.
-
손돌묘와 비슷한 지역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차렸다.
-
다음날부터 사비를 들여 덕포진과 손돌묘를 동시에 찾기 시작했다.
- 문화해설사 김기송씨가 덕포진·파수청 찾아
다행히 손돌묘는 쉽게 찾아 1970년 묘를 복원하고 그해 4월 6일 김포군의 공보실장과 관련 공무원 및 주민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성대한 제사를 올렸다. - 그러나 덕포진은 문화재 발굴허가가 나지 않아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 그렇게 9년의 허송세월을 보냈다.
김기송씨는 그대로 있지 않았다. - 끈질긴 설득으로 9년 뒤인 1980년 문화재청 전문위원들과 함께 드디어 덕포진과 파수청을 발굴해 내는 개가를 올렸다.
- 문화재청에서는 1981년 8월 20일 사적 제292호로 지정하고 유물까지 발굴한 뒤 원형 복원공사를 끝냈다.
- 당시 중·소포 6문과 포탄 7개,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 2개가 출토되었으며, 건물터 안에는 주춧돌과 화덕도 있었다.
- 발굴된 6문의 대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2문, 덕포진 유물전시관에 2문, 전쟁기념관에 1문, 독립기념관에 1문씩 보관 중이다.
- 하마터면 영원히 묻힐 뻔한 우리의 역사가 열정의 향토사학자인 김기송씨 개인의 노력에 의해 다시 세상의 빛을 본 것이다.
- 그의 이름은 김포시에서 발간한 책자 곳곳에 등장한다.
김기송씨는 “우리 역사를 우리가 찾지 않으면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며 “어릴 적 할머니와 주변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끝까지 추적해 결국 찾아낼 수 있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 그는 “누군가 끈질기게 찾으면 어떤 역사적 현장도 못 찾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 길을 걸으며 그 역사와 역사를 찾는 한 인간의 열정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 그의 열정을 생각하니 아름다운 길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 한쪽 방향으로 철책이 있지만 바다를 끼고 도는 길은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롭다.
- 철책 안으로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지역이라 거칠지만 아름답게 보인다.
- 더욱이 호기심까지 자극한다.
- 아이러니하지만 전장의 흔적이 지금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아름다운 길로 변해 있다.
덕포진 끄트머리에 고려시대 뱃사공 손돌의 묘가 있다. - 앞에서 언급했듯이 김기송씨가 발굴했다.
- 손돌은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 고종이 강화도로 피란할 때 뱃길을 잡은 뱃사공이었다.
- 묘지가 있는 바로 앞 바다는 물살이 센 곳이라 험한 물길에 불안을 느낀 왕은 뱃사공이 몽골의 사주를 받아 이 길로 인도한다고 의심해 그의 목을 베라고 어명을 내렸다.
- 손돌은 마지막으로 “물 위에 작은 바가지를 띄워 그 바가지를 따라가면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죽임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 손돌을 죽이고 바가지를 따라 강화도에 무사히 도착한 왕은 자신의 경솔함을 깨닫고 장사를 성대하게 치른 뒤 사당을 세워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넋을 위로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은 바다의 물살이 빠른 여울목에 해당한다. - 한국에서 물살이 가장 빠른 울돌목(명량해협)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소용돌이를 동반한 물살이 치는 험난한 뱃길이다.
- 손돌의 이름을 빌려 이곳을 손돌목이라고도 한다.
- 조선시대까지 영호남 지방에서 거둔 세곡(稅穀)을 한양으로 운송하던 주요 해상로였고, 인천 앞바다에서 마포나루까지 올라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
- ▲ (위) 수십 년 만에 일반에 개방한 DMZ트레킹 코스를 찾은 방문객이 철책길을 따라 걷고 있다. 바로 밑에는 삼성그룹 방송팀이 코스를 촬영하고 있다. 멀리 배경에 보이는 다리가 강화와 김포를 잇는 초지대교이다.(아래) 덕포진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 따라 난 아름다운 곡선길로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 언덕 왼쪽 사면 조금 파인 홈이 바로 포진지.
- 들길·산길·둑방길·철책길·해변길 등 고루 걸어
손돌목을 지나 넓은 평야가 나왔다. - 김기송씨는 이 평야 일대와 덕포진을 묶어 교육·레저·생태 종합관광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 조감도까지 보여줬다. 전통과 테마, 미래가 공존하는 ‘관광도시 김포’의 조감도였다.
- 아직 토지를 매입한 것은 아니지만 점차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젠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드넓은 평야엔 학들이 날아들어 즐겁게 노닐고 있다. - 시간이 멈춘 세계인 듯하다. 평화와 여유가 공존하는 세상이다.
- 그 샛길로 시간과 함께 스쳐 지나쳤다. 바쁜 인간의 모습이다.
조그만 포구가 나왔다. 철책 안에 있지만 어업허가 받은 사람은 수시로 출입이 가능하고, 초소에 얘기하면 일반인도 잠시 안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조그만 방파제까지 가까이 접근했다. - 마침 썰물 때였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건강한 갯벌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 갖가지 꾸물거리는 생물들을 볼 수 있었다.
- 갯벌엔 조그만 구멍들이 송송 뚫려 있었다.
바로 앞엔 조그만 섬이 하나 있다. 훌쩍 뛰면 닿을 것 같은 지척이다. - 또 다른 방향의 지척엔 갈대숲이 우거진 멋진 생태갯벌이 다소곳이 모습을 보여줬다.
- 규모는 작지만 순천만 갯벌에 버금갈 수준이었다. 예산만 있다면 나무데크로 연결시켜 훌륭한 생태코스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
- 하지만 아쉽게도 그 조그만 섬은 이미 대기업의 사유지가 됐다고 한다. 그 섬이 바로 부래도이다.
- 한강에서 떠내려 왔다고 해서 부래도라 이름 붙었다고 한다.
- 그만큼 작은 섬이다. 면적이 20,000㎡ 정도 되며, 섬에는 조그만 성터도 남아 있다.
포구를 빠져나왔다. 민통선 철책 따라 길은 계속된다. - 철책길을 벗어나 마을길로 들어섰다. 길 양옆으로는 모내기를 끝낸 벼들이 쑥쑥 자라는 듯했다.
쇄암리 마을정자에 도착했다. - 쇄암(碎岩)이라는 마을이름은 해안이 잘 부스러지는 바위로 이루어져서 붙여졌다고 한다.
- 옛날엔 그냥 나무그늘 아래서 쉬던 쉼터가 지금은 정자로 단장했다.
- 한낮이라 그런지 농부들이나 사람들이 전혀 눈에 띄질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잠시 걷다 야트막한 산길로 접어든다. 마침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웠다. 시원했다. - 길은 약 50m마다 리본이 달려 있었다. 리본을 찾아 계속 따라가면 된다.
산길 왼쪽으로 무덤들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예부터 있던 묘들이며 공동묘지는 아니라고 했다. - 한태우씨는 “아마 여기가 옛날부터 이름난 명당자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분명 무슨 곡절이 있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동묘지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묘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묘지를 지나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 지나는 길에 바다가 보이는 위치에 ‘언덕 위에 하얀 집’ 같은 아담한 집이 나온다.
- 가수 윤수일의 집이라 한다.
- 팬들을 피해 조용한 해변에 거처를 마련한 듯한 윤수일씨는 앞으로 DMZ트레킹코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다시 거처를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
이제는 고양리에 도달했다. 강화도의 화도를 오가는 나루터가 있어 고양포(高陽浦)라고 불리던 곳이다. - 고양포는 원래 원머루나루를 한자로 옮긴 말이다.
- 언덕을 의미하는 원과 높은 곳을 나타내는 마루가 머루로 어휘 변형을 일으켜 ‘원머루’로 됐다고 한다.
- 이를 다시 한자로 옮겨 고양포가 된 것이다. 원머루나루터를 원포나루터라고 부른다.
- 지금은 나루터는 없고 소형 어선을 가진 어부들이 군의 허가를 받아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포CC(골프장)가 나온다.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보인다. - 길은 군사도로인 듯 군용 트럭이 이따금 지나간다. 햇빛은 따갑다.
- 해안 철책선 따라 가는 길이라 가로수도 없고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 채 걷는다.
- 이 길은 골프장을 지나 포내천까지 이어졌다.
- 포구의 내부에 있는 하천이라고 해서 포내천이라 하는가 보다.
포내천 양쪽으로는 넓은 평야지대다. 포내천의 풍부한 물이 있으니 벼농사도 잘될 것 같았다. - 하긴 한반도에서 최초로 벼농사를 지은 지역이니…. 포내천 끝 지점에 포내수문이 있다.
- 바닷물이 하천을 넘나들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다.
하천 제방을 따라 걷는 길은 햇빛으로 따갑지만 모처럼 확 트인 공간을 바라보는 맛도 새삼스럽다. - 김포 1구간 끝지점에 거의 다 왔다.
문수산이 바로 앞에 보인다. 삼거리가 나왔다. - 마을산성 입구라는 이정표가 서 있고, 바로 그 밑에는 김포 첫째 길 끝지점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 문수산성 남문까지는 불과 20m밖에 안된다. 문수산성이 첫째 길 끝지점이자 둘째 길 출발지점이다.
문수산성은 조선 숙종 20년(1694)에 축성된 성으로, 강화 갑곶진과 더불어 강화해협을 지키던 요새다. - 신라 혜공왕(765~780년) 때 산 정상에 창건된 문수사라는 절에서 문수산이란 이름이 유래했으며, 1964년 사적 제139호로 지정됐다.
문수산성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김포 첫째 길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 김포의 숨은 역사를 하나씩 들춰보며 DMZ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매우 의미 있는 길이다.
-
김포 3개·고양 2개·파주 4개·연천 3개 등 모두 12개 코스 조성
경기도가 개통한 DMZ트레킹코스는 4개 시군을 거쳐 총 181.4㎞로 연결된다.
-
김포시의 3개 코스는 한강을 넘지 않고 고양을 바라보는 봉성산에서 끝을 맺는다.
-
반면 고양과 파주, 연천은 시군은 다르지만 트레킹 마지막 지점이 다음 코스 출발지점으로 연결돼, 코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김포에는 3개 코스가 있다. -
-
첫 코스의 출발지점은 대명항이다.
-
대명항에서 출발한 트레킹 코스는 덕포진, 쇄암리~김포CC를 거쳐 문수산성 남문, 산성마을 입구까지이다.
-
총 15.4㎞에 약 4시간가량 소요된다.
둘째 코스는 문수산성~청룡회관~조강저수지~애기봉 전망대 입구까지 총 8㎞에 약 2시간30분 내외 걸린다. -
-
셋째 코스는 애기봉 입구~금성초교~배수문~전류리 포구까지 총 15㎞에 4시간 남짓 소요된다.
고양시에는 두 개 코스가 있다. -
-
행주산성을 출발해서 행주대교 북단을 돌아 삼성당마을~섬말다리를 거쳐 호수공원까지 가는 코스가 첫 구간이다.
-
총 10.2㎞ 거리에 소요시간은 2시간40분 정도 예상된다.
둘째 코스는 호수공원에서 킨텍스~이산포IC~장월평천교를 거쳐 출판도시까지 이르는 구간이다. -
총 14.3㎞에 대략 3시간30분 걸린다.
파주시에는 네 개 코스가 있다. -
-
첫 코스는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출판도시를 통과해 문발IC~송촌리다리~파주NFC를 거쳐 통일동산까지
-
총 12.4㎞에 3시간10분 내외 걸리는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코스는 통일동산에서 경기영어마을과 헤이리마을, 프로방스 카페촌을 거쳐 파주시 환경센터에서 반구정까지 가는 길이다. -
총 17㎞에 4시간30분 내외 잡으면 된다.
셋째 코스는 반구정에서 마정초교와 장산전망대를 거쳐 율곡2리까지 총 11.2㎞에 소요시간은 3시간20분 예상된다.
넷째 코스는 율곡2리 화석정을 출발하여 두포리와 파평중학교를 거쳐 임진강 절경인 적벽산책로와 장파사거리를 지나 황포돛배까지 간다. -
총 15.7㎞에 4시간10분 정도 예상되는 거리다.
연천군에는 세 개 코스가 있다. -
-
첫 코스는 파주의 마지막 구간인 황포돛대에서 출발해 장남면사무소~노곡리 비룡대교 입구를 거쳐 고려 태조 왕건의 위패가 모셔진 숭의전까지 총 21.6㎞에 이르는 거리다.
-
예상 소요시간은 대략 6시간40분 정도.
둘째 코스는 숭의전에서 출발해 임진강 주상절리~우정리 황공천다리~군남면사무소를 거쳐 군남홍수조절지까지다. 총 21.8㎞에 예상 소요시간은 6시간40분.
마지막 구간인 셋째 코스는 군남 홍수조절지에서 상리초교와 도신리 방아다리를 거쳐 ‘철마는 달리고 싶다’ 이정표가 있는 신탄리역까지 총 18.8㎞ 거리다. -
예상 소요시간은 5시간.
-
- ▲ 1 대명항을 통해 들어가는 김포 첫째 길 입구. 철책문을 통해 들어가게 돼 있다. 2 1981년 국가사적 제292호로 지정된 덕포진지터. 이곳에서 조선시대 대포 6문이 발굴됐다. 3 덕포진 바로 옆에 있는 파수청터. 포 진지에 불씨를 실어 나르던 장소이다. 4 포내천 양옆으로 펼쳐진 드넓은 평야엔 학들이 수시로 날아와 여유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평화롭게 날고 있는 학을 담았다.
-
-
[ ‘DMZ트레킹코스’ 어떻게 만들어졌나?]
직원 아이디어로 추진… 담당 4명이 예산 1억원으로 관련 시군 협조 얻어 조성
DMZ트레킹코스는 2009년 말 경기 2도청 직원 최진숙씨의 아이디어에 의해 전격 시작됐다.
-
주한미군 이전기지 활용계획 수립과 그린벨트 관련 업무를 하는 특별대책지역과의 최씨는 접경지를 활용할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 직원회의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에 이른 것이다.
-
모두 공감했다. 그러나 이미 예산 수립은 끝난 상태. 일단 예산 없이 밀어붙이기로 했다.
새해 들어 특별대책지역과 밑의 전략과제팀에서 전담, 추진키로 하고, 김포, 고양,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당부했다. -
경기 2청사에서 담당직원은 계장 포함 4명. 관련 시군 담당직원들과 올 2월 첫 회의를 열었다.
-
관련 시군으로서는 별도의 팀을 구성한 건 아니고 맡은 업무를 하면서 부가적으로 일을 떠안아 불평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모두 ‘지역발전의 계기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
연천군 문화관광과 관광시설팀 임항진 팀장과 채정병씨,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조현식씨 등이 그들이다.
특히 경기 2청사의 한태우씨는 모든 일에 앞장섰다. -
180㎞ 이상 되는 트레킹코스를 일일이 발로 직접 답사하며 일반인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인지, 더 좋은 길은 없는지 등을 주도면밀하게 살폈다.
-
물론 관련 시군의 담당직원들의 코스에 대한 조언도 적극 구했다.
-
12개 코스를 전부 5번 이상을 직접 발로 걸으며 확인했다. 일부 코스는 10번 이상 걷기도 했다.
-
예산이 없으니 직원들이 직접 나서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레 시작된 일이긴 하지만 배정된 예산은 불과 1억원. -
그것도 다른 항목의 예산에서 조금씩 전용해서 끌어들인 것이다.
-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험한 자연의 길 180여㎞를 조성하는 데 배정된 예산치고는 너무 적었다.
-
150㎞ 내외쯤 되는 서울 외사산 트레킹 코스 조성하는 데 배정된 예산은 무려 3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
자문회의에 참석했던 한 걷기전문가는 “5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경기 2청사 특별대책지역과 전략과제팀 직원 4명이 몸으로 때운 결과 지난 5월 8일 첫 선을 보였다. -
1억원 예산은 홍보물과 리본 등 이정표 제작에 전부 사용했다.
DMZ트레킹코스를 갔다 온 사람들은 모두 환영일색이다.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왜 이런 코스를 미리 만들지 않았느냐”부터 시작해서 “생태트레킹코스로 영원히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경기 2청사 특별대책지역과의 한태우씨는 “아직 완성된 코스는 아니며 일부 조정될 코스가 군데군데 많다. -
올 하반기에 예산이 확정되면 훨씬 더 단장된 코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
- ▲ 1 한강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부래도. 생태 트레킹 코스로 개발할 수 있으나 아쉽게도 대기업 소유로 밝혀진 섬이다. 2 민통선 철책과 논 사이로 난 트레킹코스로 방문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3 DMZ트레킹코스엔 50m마다 리본이 달려 있다. 제일 앞에 약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이 경기 2청사 특별지역대책팀 한태우씨.
-
-
[DMZ트레킹코스 탐방 가이드]
아직 확정 안 된 일부 구간 있어 관련 시군에 필히 문의해야
DMZ트레킹코스를 지난 5월 8일 전격 개통했지만 준비기간이 워낙 짧았고, 예산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직 완성상태는 아니다.
-
부랴부랴 개통했음에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많이 찾는 이유는 그동안 통제됐던 DMZ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길 중간 50m마다 리본은 달았지만 변경되는 코스의 구간 확정문제도 일부 있고, 푯말 작업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
처음 가는 사람들은 필히 관련 시군이나 경기 2청 특별대책지역과(031-850-2931, 031-850-3953) 등으로 문의하고 가는 게 좋다.
-
김포 문화관광과는 031-980-2743, 고양은 031-8075-3377, 파주는 031-940-4364, 연천은 031-839-2061.
대부분 지역은 코스가 길어 간식과 물을 필히 준비해야 한다. -
도시락도 가급적 지참하는 게 좋다.
-
특히 김포 첫째 길은 15㎞가 조금 더 되지만 중간 탈출로나 음식점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
이 구간에 음식점과 수퍼마켓이 딱 한 군데씩 있다.
-
길 중간 지점인 고양포마을에 한우소고기전문식당인 원포나루터(070-8823-2141 또는 010-6363-2141)는 음식점에서 한우를 잡는 집과 직접 연계해 언제나 싱싱한 소고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
음식점 바로 앞에 유일한 수퍼마켓이 있다.
연천 구간은 중간중간에 음식점이 있어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
특히 첫째 길 옆 약대산 자락에 있는 방갈로 카페(010-4155-0835)엔 민박과 정식이 가능하다.
-
교통
김포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
첫째 길 시작지점인 대명항은 서울에서 여러 대의 버스가 운행한다.
-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60-3(전화 031-983-8245),
-
영등포시장에서 출발하는 6(031-983-8245),
-
대명항에서 일산 킨텍스 순환하는 605(031-983-8246) 등이 모두 대명항이 종점이다.
-
-
첫째 길 종점인 문수산성 남문은 버스정류장인 성동검문소와 약 100m 떨어져 있다.
-
성동검문소 정류장엔 960(강화~일산), 1(강화터미널~영등포역), 70(강화터미널~인천터미널),
-
90(강화터미널~부평역), 8(강화터미널~송정역) 등 여러 버스가 정차한다.
연천 첫째 길 시작지점인 황포돛대엔 대중교통이 없다. -
연천 적성터미널까지 접근해서 그곳에서 택시(031-832-0044)를 불러 황포돛대까지 갈 수 있다. 요금은 5,000원.
-
셋째 길 출발지점인 선곡교 앞까지 가는 버스는 구 전곡터미널에서 59번 버스가 운행한다. 약 40분 소요.
-
택시는 031-834-1177에 문의하면 된다.
고양 콜택시는 첫째 길은 1588-1382 또는 1588-1385, 둘째 길은 1577-2030이다.
파주 콜택시는 1577-2030 또는 1544-8482로 하면 된다.
/ 글 박정원 부장대우 jungwon@chosun.com
사진 정정현 부장 rockart@chosun.com
'▣인천·경기 도보후기☞ > ☆ 경기도 평화누리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0126]김포평화누리길 1ㆍ2ㆍ3코스 이어걷기(대명항→애기봉입구→전류리포구→샘재) - 2부 (0) | 2012.01.26 |
---|---|
[20120126]김포평화누리길 1ㆍ2ㆍ3코스 이어걷기(대명항→애기봉입구→전류리포구→샘재) - 1부 (0) | 2012.01.26 |
[20100508]고양문화원 역사기행 - 연천 숭의전과 당포성 탐방 이야기 (0) | 2010.05.09 |
[20100508]경기도 평화누리길 파주3코스(임진강역에서 화석정까지) 걷기를 다녀오다 - 3부 (0) | 2010.05.09 |
[20100508]경기도 평화누리길 파주3코스(임진강역에서 화석정까지) 걷기를 다녀오다 - 2 (0) | 2010.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