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따라 이어진 성곽… 성곽 따라 흐르는 물길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쌓은 수원화성을 찾은 시민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
수원화성
장마철 물기를 머금어 짙은 색깔을 드러낸 성문 기와가 묵직한 세월의 무게를 전하고 있다. 성곽을 따라 짙푸른 잔디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 뒤로 녹음이 우거진 팔달산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다. 4~6m 높이의 성곽은 위압감을 주는 대신 단아하고 고졸한 모습이다. 조선시대 정조 때 만들어진 수원화성이다.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에 올랐다.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니는 정자'라는 뜻이다. 군사 지휘소,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정자 기능을 함께 갖췄다. 수원성의 북쪽 수문(水門)인 화홍문 동쪽에 있는 벼랑 위에 세워져 있는데, 성곽 위 누각은 '亞'자형 구성으로 정교하고 아름답다. 성곽 바로 아래에 있는 연못을 내려다보는 운치도 있다.
임순이 문화관광해설사는 "수원화성은 우리나라 성곽으로는 보기 드물게 피난처로서의 산성(山城)을 따로 두지 않고 평상시 거주하는 읍성(邑城)에 방어력을 강화시킨 평산성(平山城) 형태"라며 "산지와 평지, 하천 같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성곽이 주위와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
방화수류정에서 바라보면 팔달산 정상에 자리한 서장대를 기점으로 성곽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5.7㎞의 성곽을 따라 4대 문을 비롯해 장대, 포루, 봉돈, 치성, 공심돈 등 수십개의 각종 군사 시설이 들어섰다. 이 시설들은 기능별로 각기 모양이 다른데 표지판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역사 공부가 된다.
수원화성은 야경(夜景)이 더 멋있다. 방화수류정 아래 호수에 성곽과 나무가 비치고 있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
성곽 길은 그대로 훌륭한 트레킹 코스다. 성곽을 따라 곳곳에 세워진 깃발이 방위를 알려준다. 서쪽 성곽 깃발은 흰색, 북쪽은 검은색, 동쪽은 청색, 남쪽은 붉은색이다.
팔달산 동쪽 기슭에 있는 화성행궁은 임금이 지방에 머무를 때 임시로 거처하기 위해 마련한 행궁(行宮) 중 가장 큰 규모다. 효심이 지극한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현릉원(현재의 융릉)을 찾을 때 머물렀던 곳으로 궁궐에는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를 열고 있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그래서 화성행궁은 "효(孝)의 궁궐"이라고도 불린다.
성곽 안팎으로는 화성열차가 달린다. 열차 앞은 거대한 용머리고, 좌석은 임금이 타던 가마 모양이다. 왕이 되어 성을 둘러보는 기분이다. 무예 24기 공연과 국궁(國弓 ) 체험은 200여년 전 군사들이 무예를 연마하고 훈련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화성행궁에서 팔달문에 이르는 500여m의 공방 거리는 공예품점과 맛집, 찻집들이 들어선 문화예술과 쇼핑의 거리로 만들어졌다.
수원화성 즐기기
●화성열차: 코스는 팔달산~화서문~장안공원~장안문~화홍문~연무대. 편도 30분.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어른 1500원, 청소년 1100원, 어린이 700원.
●무예 24기 공연: 신풍루, 화성행궁 광장. 매일 오전 11시, 오후 3시. 월요일 휴무
●국궁 체험: 연무대 국궁체험장. 10발 2000원.
●효원의 종 타종 체험: 팔달산 정상. 구경 2.2m, 높이 3.5m. 1000원(1~2명), 2000원(3~4명)
●수원호스텔: 화성행궁 옆. 객실 31개. (031) 254-5555
●화성행궁 관광안내소: (031)228-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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