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신동엽 시인 길’] 100년 된 금사리 성당··· 부여 속 근현대를 걷다
부여 금사리 마을 어귀에 있는 '금사리 성당'은 1906년 부여군에 최초로 세워진 성당이다. 100여년이 흘렀지만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 박근희 기자
부여가 백제 고도(古都)라고 해서 백제 유적만 찾는다면 아쉬울지 모른다. 근현대 유적도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다. 현재 부여읍 관북리 고도문화사업소 건물인 옛 국립부여박물관이 대표적이다. 한옥 서까래를 연상케 하는 콘크리트 골조에 한옥 지붕 모양을 한 건물 외관만 봐도 독특하다. 1965년 건축가 김수근이 서른다섯 살 젊은 나이에 설계한 것이다. 새롭고 파격적인 이 건물은 1967년 완공 후 공개되자마자 언뜻 건물의 지붕과 정문 모양 등이 일본풍이라는 이유로 왜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립부여박물관이 1993년 지금의 동남리로 이전 후 백제 사비 시대 VR 체험을 할 수 있는 ‘사비도성 가상체험관’과 ‘부소갤러리’ ‘부소문화재책방’ 등이 자리 잡았다.
근현대 건축 여행은 구룡면 금사리 마을 안쪽에 있는 금사리 성당으로 이어간다. 1906년 부여군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 건물이다. 한국 전통 목조 건물 특징을 간직한 초기 성당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다. 붉은색과 회색 벽돌을 섞어 장식한 외관과 창문에서 세월을 뛰어넘는 우아한 건축미가 느껴진다. ‘껍데기는 가라’의 시인 신동엽 생가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작년 말 동남리 시인의 생가 일대 풍경이 공공미술 프로젝트 ‘시인의 마을로 가는 길’ 사업으로 달라졌다. 벽, 골목, 계단 등에 정겨운 벽화가 먼저 나와 반긴다. 신동엽 생가와 신동엽 문학관을 오가다 보면 절로 시심(詩心)에 풍덩 빠질지도 모른다.
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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