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가을철 산행 채비
가을은 연중 강우량과 강우일이 가장 적고, 일사량이 많아 가장 기상조건이 좋은 시기입니다. 그러나 산에서는 기상상황이 평지와 달라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 기상변화가 심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산에서는 모든 상황이 급변합니다. 특히
준비를 하지 않은 채비가 안된 상태에서 맞는 가을산의 기온하강은 혹독한 시련을 안겨줍니다.
가을의 기온하강은 북쪽에서 찬 대륙기단이 남하하고, 이 기단과 아직 후퇴하지 않았으나 쫓기는 형국인 북태평양 기단이 맞부딛히면서 전선을 형성해 비를 내립니다. 비가 내린 후에는 찬 대륙기단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기온하강을 부추깁니다.
그래서 산자락을 헤치고 들어서면 시원한 분위기가 가을산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가을비는 계곡물을 더욱 깨끗하게 해주며, 더불어 서서히 산을 식혀갑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산은
아름다운 단풍산행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무튼 가을비로 인하여 가을은 빨리 지나가기도 하고,
겨울이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비가 내려 낮아진 대기에 차가운 기단이 덮치면 비는 진눈깨비로 변하고, 급기야 가장 위험한 기상상황으로 이어져 눈을
퍼붓기도 합니다.
그래서 10월 초에 곱게 단풍으로 물든 설악산에 느닷없이
눈이 내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특히 10월과 11월의 기온하강 속도는 다른 계절의 기온 변화속도와 달리 매우 빠릅니다. 따라서 반드시 두텁게
보강된 겨울용 윈드재킷을 준비하세요(윈드재킷은 후드가 완벽하게 입 언저리를 가릴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윈드재킷이 홑겹이고, 부실한 경우에는
안에다 플리스재킷을 받쳐입어도 좋습니다.
바지가 젖었다 해도 입고 말려도 되는 여름에는 윗몸만
보호하는 윈드재킷 한 장으로 견딜 수 있지만, 가을비를 맞으면 뼛속까지 시려오므로 이런 추위를 감당하려면, 오버트라우저즈(방수방풍용 덧바지)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추위를 이기려면 모자, 스카프, 장갑으로 발열이 많은
부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합니다(스카프를 목에 두르는 것만으로도 보온효과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체온을 가장 빨리 올리는 방법은 뜨거운
물이므로 보온병에 뜨거운 차를 준비하세요. 다음은 허기를 느끼기 전에 준비해온 간식을 조금씩 먹어두세요. 추운데다 배까지 고프면 위험합니다.
추분(음력 8월26일)이 지나면서 9월 말 낮시간은
11시간50분 안팎, 10월 말이면 10시간 안팎으로 점차 낮의 길이가 짧아집니다. 이것은 지평선을 기준으로 한 계산값이고, 실제로 산에서는
지형 때문에 낮의 길이가 더 빨리 짧아집니다.
또한 일교차도 크기 때문에 해가 떨어지면 당연히 기온도
빨리 내려갑니다. 그래서 산행을 일직 시작하고, 늦어도 오후 4시에 하산을 끝내세요. 장기산행의 경우에는 오후 4시면 산장이나 캠프사이트에
도착해야 하므로 하루 운행거리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단풍이나 가을 정취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다가
밤에 하산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헤드램프를 준비하세요.
가을산행에 대해 확실한 채비가 돼 있으면 기상변화가 생기고
힘이 들어도 여유가 생깁니다. 적어도 자기 한 몸 추스릴 수 있을 정도의 채비를 하고 하루 산행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등산의
기초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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