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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북한산에 올라 / 이재무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3. 26.

 

 

 

 

북한산에 올라

                   

                           이재무

 

 

내려다보이는 삶이 괴롭고 슬픈 날

산을 오른다

산은 언제나 정상에 이르러서야

사랑과 용서의 길 일러주지만

가파른 산길 오르다 보면

그 길이 얼마나 숨차고

벅찬 일인지 안다

 

돌아보면 내 걸어온 생의 등고선

손에 잡힐 듯 부챗살로 펼쳐져 있는데

멀수록 넓고 편해서 보기 좋구나

새삼 생각하노니 삶이란

기다림에 속고 울면서

조금씩 산을 닮아 가는 것

 

한때의 애증의 옷 벗어

가지에 걸쳐놓으니

상수리나무 구름 낀 하늘 가리키며

이제 그만 내려가자고

길 보챈다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