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36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 2011. 11. 27.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 2011. 2. 28. 눈 위에 쓴 시 / 류시화 2010. 12. 12. 당신에게 달린 일 / 류시화 ♤ 당신에게 달린 일 / 류시화 ♤ 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한 번의 악수가 영혼에 기운을 줄 수 있다 한 개의 별이 바다에서 배를 인도할 수 있다 한 줄기 햇살이 방을 비출.. 2010. 8. 11. 여행 / 류시화 여행 / 류시화 여행은 힘과 사랑을 그대에게 돌려준다 어디든 갈 곳이 없다면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가 보라 그 길은 빛이 쏟아지는 통로처럼 걸음마다 변화하는 세계, 그곳을 여행할 때 그대는 변화하리라 2010. 8. 9. 저편 언덕 / 류시화 저편 언덕 / 류시화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 2010. 8. 9. 류시화 / 들풀 류시화 / 들풀 들풀처럼 살라 마음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러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 침묵하.. 2009. 10. 17. 들풀 / 류시화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러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 침묵하.. 2009. 10. 10.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 2008. 4. 5.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 류시화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 류시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 조차도 나는 당신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많은 장소를 여행했지만 모든 길이 당신을 향해 곧바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아득히 먼 우주에서부터 지금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공간.. 2008. 1. 31. 여행자를 위한 서시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 2008. 1. 27. 홀로 있는 시간은 홀로 있는 시간은 / 류시화 홀로 있는 시간은 본래적인 자기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계기입니다. 하루하루를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앞입니다. 그리고 내 영혼의 무게가 얼마쯤 나가는 지 달아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기도 합니.. 2007. 12. 15. 나무는 / 류시화 나무는 / 류시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 2007. 10. 27. 구월의 이틀 / 류시화 구월의 이틀 / 류시화 소나무숲과 길이 있는 곳 그곳에 구월이 있다 소나무숲이 오솔길을 감추고 있는 곳 구름이 나무 한 그루를 감추고 있는 곳 그곳에 비 내리는 구월의 이틀이 있다 그 구월의 하루를 나는 숲에서 보냈다 비와 높고 낮은 나무들 아래로 새와 저녁이 함께 내리고 나는 숲을 걸어 삶을 .. 2007. 9. 3.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더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 2007. 6. 10.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 류시화 ▣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 류시화 ▣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네가 나에게 돌아왔다 잠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영혼의 숨결에 수놓은 너의 혼 나는 너로 인해 새로워지고 너로 인해 행복했다 그리고 나 살아있는 동안 너로 인해 행복할 것이다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2007. 5. 16. 바람 부는 날의 풀 / 류시화 ▣ 바람 부는 날의 풀 / 류시화 ▣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 주고 일으.. 2007. 5. 7. 민들레 / 류시화 ▣ 민들레 / 류시화 ▣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 2007. 5. 3.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2007. 4. 23. 목련 / 류시화 목련 /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 2007. 3. 22. 나무 / 류시화 나무 / 류시화 나에게는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 2007. 3. 12. 나무는 / 류시화 나무는 / 류시화 나무는 서로에게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흔들지 .. 2007. 3. 12.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2007. 2. 1.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나는 보았네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나는 보았네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바람이 .. 2007. 1. 11.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 2006. 11. 15. 나무 / 류시화 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 2006. 9. 29. 안개 속에 숨다 안개 속에 숨다 / 류시화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 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 2006. 9. 20.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류시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2006. 5. 19.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 2006. 4. 4. 우리는 한 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우리는 한 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우리는 한 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 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그.. 2006. 2. 1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