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울릉도 특집 | ② 백패킹으로 울릉도 한바퀴] 신비의 섬에 새롭지 않은 길은 없다
- 총연장 50km 안팎, 두 발로 도는 섬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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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말, 울릉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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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도전 백패킹&카약킹! 울릉도 낭만 대탐사’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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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산악연맹(회장 김두한)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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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심사를 거쳐 선발한 백패커와 카야커 10명씩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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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와 바닷길을 통해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팸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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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스폰서십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울릉도 혜초여행사에서 주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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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그램, C&K 컴퍼니, 대아고속해운에서 후원했다.
오전 8시에 묵호항을 출발하는 배에 오르려면 밤잠을 설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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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에서 준비한 차량은 새벽 4시에 서울을 출발했고, 퍼붓는 장대비를 뚫고 고속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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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었지만 묵호항은 초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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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휴가철답게 형형색색 나들이 차림을 한 사람들은 상기된 얼굴로 출항 시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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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착한 도동항. 갈매기 날갯짓에 실려 온 해풍에는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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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붙은 마을 풍경은 언제나처럼 정겨움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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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들리는 억센 경상도 사투리는 이국적인 항구 풍경과 더불어 흡사 외국에라도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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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날 만난 바위 전망대. 삐죽이 얼굴을 내민 곳이 도동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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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을 때마다 새로움 선사하는 울릉도
주최 측에서 준비한 차량에 나눠 타고 미팅 장소인 울릉콘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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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그곳에서 점심식사와 함께 행사취지 및 일정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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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팸투어에 참가한 인원들은 백패킹과 카야킹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로거들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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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브리핑에 임하는 모습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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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일행들은 두 팀으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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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 팀은 다음날부터 시작될 일정을 위해 사전 루트 정찰을 떠났고, 백패커들은 곧장 도보 탐사를 시작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도동 저잣거리를 빠져나오자 거짓말처럼 산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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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청 뒤 야산으로 접어들자 온갖 소음들이 일순간 잦아들며 호젓한 오솔길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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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 팀은 저동항까지 트레킹한 뒤 차량을 이동해 내수전전망대로 이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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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숲길로 북면 섬목마을까지 선을 이은 뒤, 삼선암이 바라보이는 선녀탕 인근에서 1박하게 된다.
울릉도 트레일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용해 오는 산길과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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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동차가 달리는 일주도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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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이 깎아지른 화산섬인 탓에 안전상의 이유로 일부 구간은 포장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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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마을을 잇는 소로들이 거미줄같이 나 있지만 외지인들이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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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걷는 재미가 덜한 아스팔트 도로는 차량이동으로 건너뛰는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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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내륙 속살을 만끽할 수 있게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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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도동을 출발해 저동 방향으로 높이를 더하다 보면 커다란 바위에 설치된 철제계단을 오르게 된다.
- 2 고사리과의 양치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숲길.
- 일주도로를 벗어나 조금만 내륙으로 들어가면 섬은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으로 찾은 이들을 맞이한다.
- 3 어둠이 내린 천부항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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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가 가늘어지는가 싶더니 때마침 날씨가 개이며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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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거진 산림에 가린 그늘진 숲길은 걷기에 더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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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비는 100여 일에 달하는 긴 가뭄 끝에 내린 귀한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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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어려운 발걸음을 한 방문객들에게야 더할 나위 없는 불청객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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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귀한 섬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몇 차례 오르내림을 반복하자 오른쪽 아래로 도동항이 삐죽이 고개를 내밀며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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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바다를 향해 깎아지른 단애에서 내려다보는 항구 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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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독도전망대에서 보아오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무척이나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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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내내 일행들이 나누는 대화소리는 두런두런 끊이질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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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를 흠뻑 머금은 숲에는 코끝을 알싸하게 자극하는 숲내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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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울릉도를 찾은 이들이 대부분인 ‘두발로’ 팀에게 길은 그렇게 편안한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저동항에 내려서자 방파제 너머로 하늘을 향해 곧추선 촛대바위가 사람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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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탄 뒤 이번에는 내수전전망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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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전망대와 더불어 바다와 어우러진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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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는 굳이 올라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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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수전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저동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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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서 내린 팀은 대신 정북방향 섬목마을을 향해 산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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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는 섬 가장자리를 따라 일주도로가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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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면 섬목에 이르러 길이 끊어지는데 여기서 내수전을 잇는 4.7km 구간은 지금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울릉도 트레일을 아끼는 이들은 내수전과 섬목을 잇는 이 구간을 백미로 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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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끊기는 곳에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찾는 사람이 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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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호젓함 속에 산을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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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답사 당일 마주 오는 이들과 단 한 차례 만났을 정도. 그마저도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과의 조우였다.
한낮인데도 빛이 별로 들지 않는 숲속은 어두운 밤을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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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닿는 곳마다 짙은 녹색 일색인 탓에 눈이 뜻하지 않는 호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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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봉(984m)을 중심으로 울릉도에는 아직 외부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원시림이 잘 발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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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많은 희귀식물들이 자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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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밤나무, 섬조릿대, 솔송나무, 섬단풍나무 등과 섬말나리, 섬바디, 섬노루귀 등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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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는 울릉도의 원시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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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자손대대로 가꾸고 보존해야 할 귀중한 산림자원인 것이다.
해질 무렵 도착한 섬목마을 뒤로는 어느덧 해가 수평선 너머로 잠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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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탕 야영지에 도착한 백패커들은 식사준비를 하고 텐트를 설치하는 등 한동안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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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나리분지에 마련된 섬말나리 동산. 섬말나리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 2 알봉분지 한 편에 자리한 투막집. 1940년대 지어진 걸 보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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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매길 수 없는 절경들 이어져
이튿날 일정은 편평한 땅이 귀한 섬 울릉도에서 가장 너른 평야를 이루고 있는 나리분지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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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신선수라는 이름의 샘에서 다리쉼을 한 뒤 현포까지 길을 이을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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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알봉분지라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 역시 나리분지와 마찬가지로 화산활동에 의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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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성인봉은 특이하게도 두 차례 화산 분출이 모두 정상이 아닌 중턱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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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인해 해발 250m 높이에 이렇듯 독특한 지형이 생겨난 것이다.
두 곳 분지를 걷다 보면 울릉도의 전통가옥 형태인 ‘투막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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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기거했던 이 집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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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섬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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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 좋은 신선수는 바로 곁에 마련된 ‘족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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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야 2~3분이면 어지간한 사람도 나가떨어질 정도의 차가운 냉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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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너른 평지 너머로 넘실대는 능선과 그 뒤로 펼쳐진 병풍 같은 바다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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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가까워지며 따가운 햇살이 화살처럼 쏟아져 내렸지만 어느 누구도 피하려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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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조금이라도 더 섬을 느끼고 하나가 되고자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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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강한 흡인력으로 사람들을 제 살 속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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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하전망대에서 바라본 현포 방향 풍경.
- 울릉도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으로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로 꼽히는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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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녹음 속을 한 시간가량 헤매다 광활한 바다가 아찔하게 펼쳐지는 전망대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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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유일의 식물원 예림원 내에 위치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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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코끼리바위라 불리는 공암과 송곳봉(430m) 등의 장관이 펼쳐진다.
현포마을에 이르러 허기진 배를 채운 팀은 마을 뒤 현포전망대를 거쳐 향목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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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 군사시설로 인한 제한구역이 있어 가슴 높이를 훌쩍 높이는 수풀 속을 헤치며 걸어야 했다.
향목령에 다다랐다면 향목전망대는 필히 들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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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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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바라보는 울릉도의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할 만해 범상한 이라도 신선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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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성인봉의 크고 작은 능선들은 남성미를 과시하며 바다로 달려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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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용암이 바다와 만나 생겨났다는 송곳봉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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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카메라 든 손을 쉴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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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 몸이라도 담글라치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아바타’가 되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태하마을 해안 산책로 데크에서 밤을 보내고 3일째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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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이는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보낸 지난밤은 쉽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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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화창한 가운데 일정은 시작되고 ‘두발로’ 팀은 태하령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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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아니면 아는 이가 없을 법한 길에는 이끼가 무성했고, 숲은 그 짙음을 더하며 햇빛을 차단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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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봉분지에 자리한 옥수수 경작지.
- 이웃한 나리분지와 더불어 울릉도에서는 유일무이하다시피 한 너른 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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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령 고갯마루 일대는 오직 울릉도에서만 관찰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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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밤나무, 섬잣나무, 솔송나무 군락지가 있어 천연기념물 제50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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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대식물인 만병초와 난대식물인 동백이 한데 어우러져 자라고 있어 신비의 섬 울릉도에 매력을 더하고 있다.
태하령을 오르내리는 길은 서면 남양과 북면 태하마을을 잇는 옛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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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산길은 태풍이나 산사태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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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도로를 이용할 수 없을 때 우회로로 이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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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은 일몰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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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카메라에 그 광경을 담으려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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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내려서기 전 지나게 되는 위통구미에서는 가파른 산비탈을 일궈 나물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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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갱이와 고비나물 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울릉도의 이름난 먹거리 중 하나인 따개비칼국수로 식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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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사동마을에 있는 진각종 성지 금강원에서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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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 팀은 차량으로 대하리조트로 이동해 리조트 측에서 제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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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 터에 여장을 풀고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밝혔다.
울릉 혜초여행사에서는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오토캠퍼들을 초청해 한 차례 더 팸투어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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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나고 자란 대표 최희찬씨는 “아직 울릉도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매력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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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자산인 이 관광자원들을 잘 정비하고 관리해 더욱 많은 이들이 다녀가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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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울릉도 문화관광 해설사 이소민씨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부디 지켜주세요”
이번 울릉도 백패킹 탐사에 동행하며 현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려준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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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명의 문화관광 해설사 중 한 명인 이소민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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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귀한 정보들로 산행을 풍성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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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인 이유 외에 그가 이토록 울릉도에 대해 해박한 이유는 바로 이곳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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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젊었을 땐 좀더 큰 세상 욕심에 뭍에 나간 적도 있었지만, 2009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터를 잡았다.
“울릉도에는 육지에선 볼 수 없는 볼거리들이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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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고 있지만 저 역시 철따라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섬과 연애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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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다녀간 이들이 이곳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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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울릉도는 무분별한 임산물 채취와 개발 등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병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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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늦지 않은 만큼 지금이라도 현재의 모습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개발 정책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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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스스로의 환경의식 고취도 필요한 대목이고요.”
이름 모를 꽃들과 인사하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나무들과 대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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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민씨는 사실 여성산악인 수가 적었던 시절부터 ‘흰 산’을 오르던 전문산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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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초부터 산을 오른 그는 히말라야와 유럽 알프스, 알래스카 등지에서 등반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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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에는 네팔 가네시히말 원정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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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지금의 반려자인 조중호씨와 부부의 연을 맺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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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도봉산 아래에서 ‘어택캠프’라는 이름의 장비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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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동에서 ‘어택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문화관광 해설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
'▣산행·도보여행정보☞ > ♡ 산행·여행 지도 &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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