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준비하기 - 늦가을 산행 채비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늦가을 산행 채비

 

 

   가을은, 특히 11월은 산에 갈 때 등산장비가 바뀌는 달입니다.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는 긴팔셔츠와 긴바지로 갈아입게 됩니다. 11월의 산은 이미 초겨울의 문턱에 있습니다. 무서리와 첫눈이 내리는 때입니다. 그래서 가을에 입던 얇은 윈드재킷도 두툼한 동계용으로 갈아입습니다.

   산은 높아질수록 기온도 내려가지만, 풍속도 초속 1m 증가하면 체감온도가 1~1.5°C씩 낮아집니다. 체감온도가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 때가 늦가을이므로, 추위와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서 보온용 윈드재킷은 반드시 갖고 다니세요.

   윈드재킷은 일반 옷과 달리 목부위를 완벽하게 보호하고, 머리덮개(후드)를 크게 해서 보온기능을 강화한 옷입니다. 또 주머니가 유난히 크고 지퍼로 개폐가 되어 여닫기가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큰 주머니와 지퍼장치는 각종 소품들을 신속하게 넣거나 꺼낼 수 있으며 잃지 않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플리스재킷도 챙겨서 배낭에 넣고 다녀야 합니다. 윈드재킷은 비바람에 대비하고, 플리스재킷으로 보온기능을 보강한다는 기능분담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셔츠는 순모제나 80%모+20%나일론제가 좋습니다. 순모는 젖었을 때도 놀라운 보온효과가 있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면장갑 두 개는 꼭 준비하세요. 장갑은 손의 보온효과도 크지만, 손에 상처를 입어서 생기는 짜증을 미리 방지해 주기도 하지요. 모자도 홑겹짜리 보다는 방수가 되고, 원단이 두텁고, 귀가리개가 부착된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윈드재킷, 플리스재킷 등을 항상 배낭 속에 넣고 다녀야 하므로 배낭도 여름에 매던 것보다 용량이 큰 것으로 준비하세요. 등산화도 눈이나 진눈깨비를 대비해서 목이 길고 방수 가공된 중등산화로 바꾸세요. 그동안 보관해 두었던 중등산화는 산행 전에 방수액이나 방수스프레이로 다시 방수기능을 보강해 주세요.

   기온이 낮은 늦가을 산에서는 휘발유버너가 화력이 강합니다. 자가용차가 많다 보니 간혹 휘발유버너에다 자동차용 휘발유를 넣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노즐구멍이 막혀 결국 수리를 맡기게 됩니다. 가스버너는 동계용 가스로 갈아 끼우면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산과 들에서는 들쥐들 배설물로 전염되는 유행성출혈열에 걸릴 수 있습니다. 휴식시간 때 맨땅에 앉아 엉덩이에 들쥐 배설물을 묻히는 것보다는 가벼운 등산용 의자를 사용하면 어떨까요.

   낙엽이 떨어진 늦가을에는 바위지대가 많이 노출되고, 또 이런 곳을 오르고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시 어려운 구간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한 보조자일과 슬링, 카라비너 등을 항상 지니세요.

   하루 해가 짧은 계절에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일찌감치 하산하세요. 하산은 반드시 일몰시간 전에 마치세요. 하산시간이 늦었다고 허겁지겁 뛰어서는 위험합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항상 빼놓지 말아야 할 장비가 헤드랜턴이나 플래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