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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깨우치는 한마디601

[정민의 世說新語] [506] 대치십상 (對治十常) 대치십상 (對治十常) [정민의 世說新語] [506] 대치십상 (對治十常) 선유문(善誘文)의 초연거사육법도(超然居士六法圖) 중 '대치십상(對治十常)', 즉 놓인 처지나 상황에 따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열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부귀하게 살 때는 늘 곤궁한 사람을 불쌍히 여긴다(居富貴常憐窮困).' 나도 어려울 때가 있었다. 그때 내 심정은 어땠나? 이 마음을 간직하면 부귀가 나를 해치지 못한다. 둘째,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항상 재앙과 화근을 염려한다(受快樂常恐災禍).' 지금 기쁘고 즐거워도 이것이 느닷없이 변해 재앙과 화근을 가져올지 모른다. 즐거움을 아끼자. 셋째, '현재는 늘 이만하면 족하다고 마음먹는다(見在常生知足).' 이만하면 됐다. 그래도 다행이다. 꿈마저 버리지는 말고. 넷째, '미래.. 2019. 2. 14.
[정민의 世說新語] [505] 염취박향 (廉取薄享) 염취박향 (廉取薄享) [정민의 世說新語] [505] 염취박향 (廉取薄享) 광성부원군(光城府院君) 김만기(金萬基, 1633~1687)의 집안은 부귀가 대단하고 자손이 많았다. 입춘첩(立春帖)에 '만사여의(萬事如意)'란 글이 나붙었다. 김진규(金鎭圭, 1658~1716)가 이를 보고 말했다. "이 입춘첩을 쓴 것이 누.. 2019. 2. 7.
[정민의 世說新語] [504] 처세십당 (處世十當) 처세십당 (處世十當) [정민의 世說新語] [504] 처세십당 (處世十當) '초연거사육법도(超然居士六法圖)'에 '처세십당(處世十當)', 즉 처세에 있어 마땅히 갖춰야 할 열 가지 태도를 제시했다. 첫째는 습기당제(習氣當除)다. 습기는 오래도록 되풀이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젖어든 좋지 않은 버릇이다. 무의식중에 되풀이하는 좋지 않은 버릇은 끊어 제거해야 한다. 둘째는 심행당식(心行當息)이다. 마음과 행실은 차분히 내려놓아야 한다. 바쁘게 열심히 살더라도 가라앉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는 제악당단(諸惡當斷)이다. 나쁜 생각, 악한 행동, 못된 습벽은 단호하게 결단해서 딱 끊어야 한다. 넷째는 중선당행(衆善當行)이다. 좋은 말을 하고 착한 일을 하며 남과 나누는 삶을 산다. 내가 해서 기쁘.. 2019. 1. 31.
[정민의 世說新語] [503] 약교지도 (約交之道) 약교지도 (約交之道) [정민의 世說新語] [503] 약교지도 (約交之道) 유비의 처소에 손님이 왔다. 거침없는 담론이 시원시원해서 유비가 넋을 놓고 들었다. 제갈량이 불쑥 들어서자, 손님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일어섰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객에 대한 칭찬을 잔뜩 늘어놓았다. 제갈량이 .. 2019. 1. 26.
춘풍추상 - 대인춘풍 지기추상 (對人春風 持己秋霜) 춘풍추상 (春風秋霜) 대인춘풍 지기추상 (對人春風 持己秋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가다듬음에 있어 가을 서릿발처럼 엄하게 하라. -채근담- 2019. 1. 17.
[정민의 世說新語] [502] 선담후농 (先淡後濃) 선담후농 (先淡後濃) [정민의 世說新語] [502] 선담후농 (先淡後濃) 명나라 당지계(唐志契)가 '회사미언(繪事微言)'의 '적묵(積墨)' 조에서 먹 쓰는 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화가는 먹물을 포갤 줄 알아야 한다. 먹물을 진하게도 묽게도 쓴다. 어떤 경우는 처음엔 묽게 쓰고 뒤로 가면서 진하게 한다(先淡後濃). 어떤 때는 먼저 진하게 쓰고 나서 나중에 묽게 쓴다. 비단이나 종이 또는 부채에 그림을 그릴 때 먹색은 옅은 것에서 진한 것으로 들어가야 한다[由淺入濃]. 두세 차례 붓을 써서 먹물을 쌓아 나무와 바위를 그려야 좋은 그림이 된다. 단번에 완성한 것은 마르고 팍팍하고 얕고 엷다. 송나라와 원나라 사람의 화법은 모두 먹물을 쌓아서 그렸다. 지금 송·원대의 그림을 보면 착색을 오히려 7~8번씩 해서.. 2019. 1. 17.
[정민의 世說新語] [501] 초화계흔 (招禍啓釁) 초화계흔 (招禍啓釁) [정민의 世說新語] [501] 초화계흔 (招禍啓釁) 윤기(尹愭·1741~1826)가 자신을 경계하여 쓴 '자경(自警)'이다. "아아, 이 내 몸을 묵묵히 돌아보니, 성품 본시 못난 데다 습성마저 게으르다. 속은 텅 비었는데, 어느새 늙었구나 (于嗟儂, 默反躬. 性本憃, 習以慵. 中空空, 奄成翁). 입은 아직 뚫려 있고 혀도 따라 움직여서, 아침저녁 밥을 먹고 쉼 없이 말을 한다. 가슴 속을 펴 보여 되는 대로 내뱉는다 (口尙通, 舌則從. 飧而饔, 語不窮. 發自胷, 出多衝). 공부를 버려두고 경계하지 않는다면, 나중엔 두려워서 용납될 곳 없으리니, 어이해 틀어막아 그 끝을 잘 마칠까 (縱着工, 罔愼戎. 後乃?, 若無容. 曷以壅, 曁厥終)?" 또 '자식들을 타이르고 또 스스로 반성하다(.. 2019. 1. 10.
[정민의 世說新語] [500] 좌명팔조 (座銘八條) 좌명팔조 (座銘八條) [정민의 世說新語] [500] 좌명팔조 (座銘八條) 새해의 다짐 삼아 송나라 청헌공(淸獻公) 조변(趙抃)의 좌우명 중 8자로 된 8조목을 소개한다. '선유문(善誘文)'에 나온다. 첫째는 "일에 무심해야 마음에 일이 없다(無心於事, 無事於心)"이다. 일을 건성으로 하라는 말이 아니라 욕심 없이 하라는 말이다. 담담하고 무심하게 일에 임하니 집착이나 번뇌가 사라진다. 둘째는 "여러 가지 나쁜 말을 듣더라도 바람이나 메아리쯤으로 여긴다(聞諸惡言, 如風如響)"이다. 남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칭찬을 들을지 욕을 먹을지보다, 그 일이 옳은지 그른지의 판단을 앞세우라. 셋째는 "남이 혹 부족해도 인정으로 품어주어야 한다(人有不及, 可以情恕)"이다. 남이 .. 2019. 1. 3.
[정민의 世說新語] [499] 작관십의 (作官十宜) 작관십의 (作官十宜) [정민의 世說新語] [499] 작관십의 (作官十宜) 송나라 진록(陳錄)이 엮은 '선유문(善誘文)'에 공직자가 지녀야 할 열 가지 마음가짐을 적은 '작관십의(作官十宜)'란 글이 있다. 첫째는 '백성의안(百姓宜安)', 즉 백성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위정자는 백성의 삶을 안.. 2018. 12. 27.
[정민의 世說新語] [498] 지단의장 (紙短意長) 지단의장 (紙短意長) [정민의 世說新語] [498] 지단의장 (紙短意長) 위당 정인보 선생 일가의 한글 편지를 모아 펴낸 '한글로 쓴 사랑, 정인보와 어머니'를 읽었다. 그 모친의 편지 한 대목. "어느 누가 아들이 없으랴만 남다른 자식을 이 겨울철에 내어놓고 잠자고 밥 먹고 똑같이 지내니, 사.. 2018. 12. 20.
[정민의 世說新語] [497] 문유십의 (文有十宜) 문유십의 (文有十宜) [정민의 世說新語] [497] 문유십의 (文有十宜) 명나라 때 설응기(薛應旂·1500~ 1575)가 말한, 문장이 반드시 갖춰야 할 열 가지(文有十宜)를 소개한다. '독서보(讀書譜)'에 나온다. 첫 번째는 진(眞)이다. 글은 참된 진실을 담아야지 거짓을 희롱해서는 안 된다. 다만 해서.. 2018. 12. 13.
[정민의 世說新語] [496] 이입도원 (移入桃源) 이입도원 (移入桃源) [정민의 世說新語] [496] 이입도원 (移入桃源) 송나라 때 정위(丁謂)가 "아홉 겹 대궐 문이 활짝 열리니, 마침내 팔 저으며 들어가리라 (天門九重開, 終當掉臂入)"라는 시를 지었다. 왕우칭(王禹 )이 말했다. "나라 문에 들어갈 때는 몸을 숙이고 들어가야 하거늘, 대궐 문.. 2018. 12. 6.
[정민의 世說新語] [495] 한불방과 (閒不放過) 한불방과 (閒不放過) [정민의 世說新語] [495] 한불방과 (閒不放過) "언행휘찬(言行彙纂)"의 한 대목. "한가할 때 허투루 지나치지 않아야, 바쁜 곳에서 쓰임을 받음이 있다. 고요할 때 허망함에 떨어지지 않아야, 움직일 때 쓰임을 받음이 있다. 어두운 가운데 속여 숨기지 않아야, 밝은 데서.. 2018. 11. 29.
[정민의 世說新語] [494] 각병팔법 (却病八法) 각병팔법 (却病八法) [정민의 世說新語] [494] 각병팔법 (却病八法) 이수광(李睟光)이 '지봉유설'에서 인용한, 병을 물리치는 여덟 가지 방법[却病八法]을 소개한다. 첫째, "고요히 앉아 허공을 보며 모든 것을 비춰 보면, 생사시비와 이해득실이 모두 망령되어 참이 아니다 (靜坐觀空, 照見.. 2018. 11. 22.
[정민의 世說新語] [493] 음주십과 (飮酒十過) 음주십과 (飮酒十過) [정민의 世說新語] [493] 음주십과 (飮酒十過) 이수광이 '지봉유설'에 쓴 술에 대한 경계를 읽어 본다. "술이 독이 됨이 또한 심하다. 평상시 내섬시(內贍寺)의 술 만드는 방은 기와가 썩어서 몇 년에 한 번씩 갈아준다. 참새조차 그 위로는 감히 모여들지 않는다. 술기운.. 2018. 11. 15.
[정민의 世說新語] [492] 순안첩공 (瞬眼輒空) 순안첩공 (瞬眼輒空) [정민의 世說新語] [492] 순안첩공 (瞬眼輒空) 번잡한 일상에서 조촐한 삶을 꿈꾼다. 도륭(屠隆)의 '청언(淸言)' 몇 칙을 골라 읽는다. "늙어가며 온갖 인연이 모두 부질없음을 자각하게 되니, 인간의 옳고 그름을 어이 상관하겠는가? 봄이 오매 그래도 한 가지 일에 마음.. 2018. 11. 8.
[정민의 世說新語] [491] 두문정수(杜門靜守) 두문정수(杜門靜守) [정민의 世說新語] [491] 두문정수(杜門靜守) 곱게 물든 은행잎에 아파트 단지 길이 온통 노랗다. 느닷없이 밤송이를 떨궈 사람을 놀라게 하던 마로니에 나무의 여섯 잎도 노랗게 물들었다. 만추(晩秋)의 고운 잎을 보면서 곱게 나이 먹어가는 일을 생각했다.이수광(李睟光·1563~1628)이 말했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 보면 역경이 적지 않다. 구차하게 움직이다 보면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바깥일이 생기면 안배하고 순응하고, 형세나 이익의 길에서는 놀란 것처럼 몸을 거둔다. 다만 문을 닫아걸고 고요하게 지키면서 대문과 뜨락을 나가지 않는다. 마음과 운명의 근원을 마음으로 살피고, 함양하는 바탕에 대해 오로지 정신을 쏟는다. 엉긴 먼지가 방 안에 가득하고 고요히 아무도 .. 2018. 11. 1.
[정민의 世說新語] [490] 독서삼도 (讀書三到) 독서삼도 (讀書三到) [정민의 世說新語] [490] 독서삼도 (讀書三到) 명나라 송나라 주희(朱熹)가 '훈학재규(訓學齋規)'에서 말했다. '독서에는 삼도(三到)가 있다. 심도(心到)와 안도(眼到), 구도(口到)를 말한다.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눈은 자세히 보지 못한다. 마음과 눈이 한곳에 집중.. 2018. 10. 25.
[정민의 世說新語] [489] 문유십기 (文有十忌) 문유십기 (文有十忌) [정민의 世說新語] [489] 문유십기 (文有十忌) 명나라 원황(袁黃·1533~1606)이 글쓰기에서 꺼리는 열 가지를 꼽아 '문유십기(文有十忌)'를 썼다. '독서보(讀書譜)'에 나온다. 첫째는 두건기(頭巾氣)다. 속유(俗儒)나 늙은 서생이 진부한 이야기를 배설하듯 내뱉은 글이다... 2018. 10. 18.
자아작고(自我作古) 자아작고(自我作古) '나로부터 옛 것을 삼는다', 옛 것에 구애됨이 없이 자기(自己)부터 처음으로 모범이 될 만한 일을 만들어 냄을 이르는 말. 【출전】<구당서(舊唐書)> ‘고종본기하(高宗本紀下)’ 【고사】『중국 당(唐)나라 고종(高宗)의 고사(故事)에서 유래. <구당서(舊唐書)&g.. 2018. 10. 13.
[정민의 世說新語] [488] 득구불토 (得句不吐) 득구불토 (得句不吐) [정민의 世說新語] [488] 득구불토 (得句不吐) 옛 전시도록을 뒤적이는데, 추사의 대련 글씨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옆에 쓴 글씨의 사연이 재미있다. "유산(酉山) 대형이 시에 너무 빠진지라, 이것으로 경계한다 (酉山大兄淫於詩, 以此箴之)." 유산은 다산의 맏아들 정.. 2018. 10. 11.
[정민의 世說新語] [487] 춘몽수구 (春夢水漚) 춘몽수구 (春夢水漚) [정민의 世說新語] [487] 춘몽수구 (春夢水漚) "대각국사 의천(義天·1055~1101)의 시를 찾아 읽었다. 문종의 왕자로 태어나 평생 불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스님도 만년에는 허망하고 허탈했던 모양이다. '해인사로 물러나 지내며 짓다(海印寺退居有作)'4수 중 2수를 읽어.. 2018. 10. 4.
[정민의 世說新語] [486] 궁이불궁 (窮而不窮) 궁이불궁 (窮而不窮) [정민의 世說新語] [486] 궁이불궁 (窮而不窮) "궁한데 궁한 것은 탐욕 때문이다. 궁하지만 궁하지 않은 것은 의리에서 궁하지 않아서다. 궁하지 않은데도 궁한 것은 어리석음 탓이다. 궁하지 않은데 궁하지 않은 것은 예의에 궁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군자는 가난해도 의리를 알고, 부유해도 예법을 안다 (窮而窮者, 窮于貪. 窮而不窮者, 不窮于義. 不窮而窮者, 窮于蠢. 不窮而不窮者, 不窮于禮. 是故君子貧而知義, 富而知禮)." 명나라 사람 팽여양(彭汝讓)이 '목궤용담(木几冗談)'에서 한 말이다. 궁함을 헤어나지 못함은 탐욕을 억제하지 못해서다. 노력하지 않고 일확천금만 꿈꾼다. 의리를 붙들면 물질이 궁해도 정신은 허물어지는 법이 없다. 잘살면서 늘 궁하다 느끼는 것은 내면의 허기 탓이.. 2018. 9. 27.
[정민의 世說新語] [485] 봉인유구 (逢人有求) 봉인유구 (逢人有求) [정민의 世說新語] [485] 봉인유구 (逢人有求)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시인 김수영(1921~1968)이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에서 한 말이다. 왕궁의 음탕이나 붙잡혀간 소설가, 월남 파병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내면서,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 2018. 9. 20.
정민의 世說新語] [484] 지족보신 (知足保身) 지족보신 (知足保身) [정민의 世說新語] [484] 지족보신 (知足保身) 송나라 때 나라의 곳간 옆에 사는 백성이 있었다. 그는 아무 하는 일 없이 평생을 백수로 살았다.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다 저녁때가 되면 어슬렁거리며 나가 밤중에 돌아왔다. 손에는 어김없이 다섯 되의 쌀이 들려 있었다.. 2018. 9. 13.
[정민의 世說新語] [483] 인품훈유 (人品薰蕕) 인품훈유 (人品薰蕕) [정민의 世說新語] [483] 인품훈유 (人品薰蕕) 송나라 때 구양수(歐陽脩)는 후진들의 좋은 글을 보면 기록해두곤 했다. 나중에 이를 모아 '문림(文林)'이란 책으로 묶었다. 그는 당대의 문종(文宗)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지만, 후배들의 글을 이렇듯 귀하게 여겼다. 송나라 오자량(吳子良)은 자신의 '임하우담(林下偶譚)'에서 이 점이 바로 구양수가 일세의 문종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이라고 썼다. 구양수는 '여유원보서(與劉原父書)'에서 "왕개보(王介甫)가 새로 쓴 시 수십 편을 얻었는데 모두 기이하고 절묘해서, 시도(詩道)가 적막하지만은 않음을 기뻐하며 그대에게 알려 드리오"라고 썼다. 또 '답매성유서(答梅聖兪書)'에는 "소식(蘇軾)의 글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나더군요. 통쾌.. 2018. 9. 6.
[정민의 世說新語] [482] 억양개합(抑揚開闔) 억양개합(抑揚開闔) [정민의 世說新語] [482] 억양개합(抑揚開闔) 옛 수사법에 억양개합(抑揚開闔)이 있다. 억양은 한 번 누르고 한 번 추어주는 것이고, 개합은 한 차례 열었다가 다시 닫는 것이다. 말문을 열어 궁금증을 돋운 뒤 갑자기 닫아 여운을 남긴다. 평탄하게 흐르던 글이 억양개합을 만나 파란이 일고 곡절이 생긴다. 김삿갓이 떠돌다 회갑 잔치를 만났다. 목도 컬컬하고 시장하던 터라 슬며시 엉덩이를 걸쳤다. 주인은 그 행색을 보고 축하시를 지어야 앉을 수 있다고 심통이다. 과객이 지필묵을 청한다. 제까짓 게 하는데, "저기 앉은 노인네 사람 같지 않으니(彼坐老人不似人)"라고 쓴다. 자식들의 눈초리가 쑥 올라갔다. "아마도 하늘 위 진짜 신선 내려온 듯(疑是天上降眞仙)." 금세 좋아 표정이 풀어진다.. 2018. 8. 30.
[정민의 世說新語] [481] 다자필무 (多者必無) 다자필무 (多者必無) [정민의 世說新語] [481] 다자필무 (多者必無) 바쁜 일상 속에서도 평온을 꿈꾼다. 일에 파묻혀 살아도 단출한 생활을 그리워한다. 명나라 팽여양(彭汝讓)의 '목궤용담(木几冗談)'을 읽었다. "책상 앞에서 창을 반쯤 여니, 고상한 흥취와 한가로운 생각에 천지는 어찌 이다지도 아득한가? 맑은 새벽에 단정히 일어나서는 대낮에는 베개를 높이 베고 자니, 마음속이 어찌 이렇듯이 깨끗한가 (半窗一几, 遠興閑思, 天地何其寥闊也. 淸晨端起, 亭午高眠, 胸襟何其洗滌也)?" 새벽 창을 여니 청신한 기운이 밀려든다. 생각은 끝없고 천지는 가없다. 낮에는 잠깐 눈을 붙여 원기를 충전한다. 마음속에 찌꺼기가 하나도 없다. "몹시 조급한 사람은 반드시 침착하고 굳센 식견이 없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은 대.. 2018. 8. 23.
[정민의 世說新語] [480] 검신성심(檢身省心) 검신성심(檢身省心) [정민의 世說新語] [480] 검신성심(檢身省心) 송나라 때 이방헌(李邦獻)이 쓴 '성심잡언(省心襍言)'을 읽는데 ' 성(省)'자의 생김새에 자꾸 눈길이 간다. 성(省)은 살피고 돌아본다는 의미이나, '생'으로 읽으면 덜어낸다는 뜻이 된다. 돌이켜 살피는 것이 반성(反省)이라.. 2018. 8. 16.
[정민의 世說新語] [479] 산산가애 (珊珊可愛) 산산가애 (珊珊可愛) [정민의 世說新語] [479] 산산가애 (珊珊可愛) 산산(珊珊)은 형용사다. 원래는 허리에 패옥을 차고 사람이 걸을 때 가볍게 부딪쳐 나는 소리를 말한다. 사뿐사뿐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형용하는 표현으로도 자주 쓴다. 당나라 원진(元稹)은 '비파가(琵琶歌)'에서 "한.. 2018.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