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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깨우치는 한마디619

[정민의 世說新語] [494] 각병팔법 (却病八法) 각병팔법 (却病八法) [정민의 世說新語] [494] 각병팔법 (却病八法) 이수광(李睟光)이 '지봉유설'에서 인용한, 병을 물리치는 여덟 가지 방법[却病八法]을 소개한다. 첫째, "고요히 앉아 허공을 보며 모든 것을 비춰 보면, 생사시비와 이해득실이 모두 망령되어 참이 아니다 (靜坐觀空, 照見.. 2018. 11. 22.
[정민의 世說新語] [493] 음주십과 (飮酒十過) 음주십과 (飮酒十過)[정민의 世說新語] [493] 음주십과 (飮酒十過) 이수광이 '지봉유설'에 쓴 술에 대한 경계를 읽어 본다. "술이 독이 됨이 또한 심하다. 평상시 내섬시(內贍寺)의 술 만드는 방은 기와가 썩어서 몇 년에 한 번씩 갈아준다. 참새조차 그 위로는 감히 모여들지 않는다. 술기운이 쪄서 올라오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 사람을 보니 술에 빠진 사람치고 일찍 죽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비록 바로 죽지는 않더라도 또한 고질병이 된다. 그 밖에 재앙을 부르고 몸을 망치는 것은 일일이 꼽을 수조차 없다. 어떤 이는 술이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여색보다 심하다고 하니 맞는 말이다."내섬시는 대궐에서 필요한 술을 만들어 조달하는 관청이다. 술기운이 어찌나 독한지 술 만드는 건물의 기와가 몇 년을 못 견.. 2018. 11. 15.
[정민의 世說新語] [492] 순안첩공 (瞬眼輒空) 순안첩공 (瞬眼輒空) [정민의 世說新語] [492] 순안첩공 (瞬眼輒空) 번잡한 일상에서 조촐한 삶을 꿈꾼다. 도륭(屠隆)의 '청언(淸言)' 몇 칙을 골라 읽는다. "늙어가며 온갖 인연이 모두 부질없음을 자각하게 되니, 인간의 옳고 그름을 어이 상관하겠는가? 봄이 오매 그래도 한 가지 일에 마음.. 2018. 11. 8.
[정민의 世說新語] [491] 두문정수(杜門靜守) 두문정수(杜門靜守) [정민의 世說新語] [491] 두문정수(杜門靜守) 곱게 물든 은행잎에 아파트 단지 길이 온통 노랗다. 느닷없이 밤송이를 떨궈 사람을 놀라게 하던 마로니에 나무의 여섯 잎도 노랗게 물들었다. 만추(晩秋)의 고운 잎을 보면서 곱게 나이 먹어가는 일을 생각했다.이수광(李睟光·1563~1628)이 말했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 보면 역경이 적지 않다. 구차하게 움직이다 보면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바깥일이 생기면 안배하고 순응하고, 형세나 이익의 길에서는 놀란 것처럼 몸을 거둔다. 다만 문을 닫아걸고 고요하게 지키면서 대문과 뜨락을 나가지 않는다. 마음과 운명의 근원을 마음으로 살피고, 함양하는 바탕에 대해 오로지 정신을 쏟는다. 엉긴 먼지가 방 안에 가득하고 고요히 아무도 .. 2018. 11. 1.
[정민의 世說新語] [490] 독서삼도 (讀書三到) 독서삼도 (讀書三到) [정민의 世說新語] [490] 독서삼도 (讀書三到) 명나라 송나라 주희(朱熹)가 '훈학재규(訓學齋規)'에서 말했다. '독서에는 삼도(三到)가 있다. 심도(心到)와 안도(眼到), 구도(口到)를 말한다.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눈은 자세히 보지 못한다. 마음과 눈이 한곳에 집중.. 2018. 10. 25.
[정민의 世說新語] [489] 문유십기 (文有十忌) 문유십기 (文有十忌)[정민의 世說新語] [489] 문유십기 (文有十忌)명나라 원황(袁黃·1533~1606)이 글쓰기에서 꺼리는 열 가지를 꼽아 '문유십기(文有十忌)'를 썼다. '독서보(讀書譜)'에 나온다.첫째는 두건기(頭巾氣)다. 속유(俗儒)나 늙은 서생이 진부한 이야기를 배설하듯 내뱉은 글이다.둘째는 학당기(學堂氣)다. 엉터리 선생의 글을 학생이 흉내 낸 격의 글이다. 뜻이 용렬하고 견문은 조잡하다. 셋째는 훈고기(訓誥氣)다. 남의 글을 끌어다가 제 말인 양 쓰거나, 버릇처럼 따지고 들어 가르치려고만 들면 못쓴다.넷째는 파자기(婆子氣)다. 글은 핵심을 곧장 찔러, 툭 터져 시원스러워야지, 했던 말 자꾸 하고 안 해도 될 얘기를 섞으면 노파심 많은 할머니 글이 되고 만다. 다섯째는 규각기(閨閣氣)다. 규.. 2018. 10. 18.
자아작고(自我作古) 2018. 10. 13.
[정민의 世說新語] [488] 득구불토 (得句不吐) 득구불토 (得句不吐) [정민의 世說新語] [488] 득구불토 (得句不吐) 옛 전시도록을 뒤적이는데, 추사의 대련 글씨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옆에 쓴 글씨의 사연이 재미있다. "유산(酉山) 대형이 시에 너무 빠진지라, 이것으로 경계한다 (酉山大兄淫於詩, 以此箴之)." 유산은 다산의 맏아들 정.. 2018. 10. 11.
[정민의 世說新語] [487] 춘몽수구 (春夢水漚) 춘몽수구 (春夢水漚) [정민의 世說新語] [487] 춘몽수구 (春夢水漚) "대각국사 의천(義天·1055~1101)의 시를 찾아 읽었다. 문종의 왕자로 태어나 평생 불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스님도 만년에는 허망하고 허탈했던 모양이다. '해인사로 물러나 지내며 짓다(海印寺退居有作)'4수 중 2수를 읽어.. 2018. 10. 4.
[정민의 世說新語] [486] 궁이불궁 (窮而不窮) 궁이불궁 (窮而不窮) [정민의 世說新語] [486] 궁이불궁 (窮而不窮) "궁한데 궁한 것은 탐욕 때문이다. 궁하지만 궁하지 않은 것은 의리에서 궁하지 않아서다. 궁하지 않은데도 궁한 것은 어리석음 탓이다. 궁하지 않은데 궁하지 않은 것은 예의에 궁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군자는 가난해도 의리를 알고, 부유해도 예법을 안다 (窮而窮者, 窮于貪. 窮而不窮者, 不窮于義. 不窮而窮者, 窮于蠢. 不窮而不窮者, 不窮于禮. 是故君子貧而知義, 富而知禮)." 명나라 사람 팽여양(彭汝讓)이 '목궤용담(木几冗談)'에서 한 말이다. 궁함을 헤어나지 못함은 탐욕을 억제하지 못해서다. 노력하지 않고 일확천금만 꿈꾼다. 의리를 붙들면 물질이 궁해도 정신은 허물어지는 법이 없다. 잘살면서 늘 궁하다 느끼는 것은 내면의 허기 탓이.. 2018. 9. 27.
[정민의 世說新語] [485] 봉인유구 (逢人有求) 봉인유구 (逢人有求) [정민의 世說新語] [485] 봉인유구 (逢人有求)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시인 김수영(1921~1968)이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에서 한 말이다. 왕궁의 음탕이나 붙잡혀간 소설가, 월남 파병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내면서,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 2018. 9. 20.
정민의 世說新語] [484] 지족보신 (知足保身) 지족보신 (知足保身) [정민의 世說新語] [484] 지족보신 (知足保身) 송나라 때 나라의 곳간 옆에 사는 백성이 있었다. 그는 아무 하는 일 없이 평생을 백수로 살았다.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다 저녁때가 되면 어슬렁거리며 나가 밤중에 돌아왔다. 손에는 어김없이 다섯 되의 쌀이 들려 있었다.. 2018. 9. 13.
[정민의 世說新語] [483] 인품훈유 (人品薰蕕) 인품훈유 (人品薰蕕) [정민의 世說新語] [483] 인품훈유 (人品薰蕕) 송나라 때 구양수(歐陽脩)는 후진들의 좋은 글을 보면 기록해두곤 했다. 나중에 이를 모아 '문림(文林)'이란 책으로 묶었다. 그는 당대의 문종(文宗)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지만, 후배들의 글을 이렇듯 귀하게 여겼다. 송나라 오자량(吳子良)은 자신의 '임하우담(林下偶譚)'에서 이 점이 바로 구양수가 일세의 문종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이라고 썼다. 구양수는 '여유원보서(與劉原父書)'에서 "왕개보(王介甫)가 새로 쓴 시 수십 편을 얻었는데 모두 기이하고 절묘해서, 시도(詩道)가 적막하지만은 않음을 기뻐하며 그대에게 알려 드리오"라고 썼다. 또 '답매성유서(答梅聖兪書)'에는 "소식(蘇軾)의 글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나더군요. 통쾌.. 2018. 9. 6.
[정민의 世說新語] [482] 억양개합(抑揚開闔) 억양개합(抑揚開闔) [정민의 世說新語] [482] 억양개합(抑揚開闔) 옛 수사법에 억양개합(抑揚開闔)이 있다. 억양은 한 번 누르고 한 번 추어주는 것이고, 개합은 한 차례 열었다가 다시 닫는 것이다. 말문을 열어 궁금증을 돋운 뒤 갑자기 닫아 여운을 남긴다. 평탄하게 흐르던 글이 억양개합을 만나 파란이 일고 곡절이 생긴다. 김삿갓이 떠돌다 회갑 잔치를 만났다. 목도 컬컬하고 시장하던 터라 슬며시 엉덩이를 걸쳤다. 주인은 그 행색을 보고 축하시를 지어야 앉을 수 있다고 심통이다. 과객이 지필묵을 청한다. 제까짓 게 하는데, "저기 앉은 노인네 사람 같지 않으니(彼坐老人不似人)"라고 쓴다. 자식들의 눈초리가 쑥 올라갔다. "아마도 하늘 위 진짜 신선 내려온 듯(疑是天上降眞仙)." 금세 좋아 표정이 풀어진다.. 2018. 8. 30.
[정민의 世說新語] [481] 다자필무 (多者必無) 다자필무 (多者必無) [정민의 世說新語] [481] 다자필무 (多者必無) 바쁜 일상 속에서도 평온을 꿈꾼다. 일에 파묻혀 살아도 단출한 생활을 그리워한다. 명나라 팽여양(彭汝讓)의 '목궤용담(木几冗談)'을 읽었다. "책상 앞에서 창을 반쯤 여니, 고상한 흥취와 한가로운 생각에 천지는 어찌 이다지도 아득한가? 맑은 새벽에 단정히 일어나서는 대낮에는 베개를 높이 베고 자니, 마음속이 어찌 이렇듯이 깨끗한가 (半窗一几, 遠興閑思, 天地何其寥闊也. 淸晨端起, 亭午高眠, 胸襟何其洗滌也)?" 새벽 창을 여니 청신한 기운이 밀려든다. 생각은 끝없고 천지는 가없다. 낮에는 잠깐 눈을 붙여 원기를 충전한다. 마음속에 찌꺼기가 하나도 없다. "몹시 조급한 사람은 반드시 침착하고 굳센 식견이 없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은 대.. 2018. 8. 23.
[정민의 世說新語] [480] 검신성심(檢身省心) 검신성심(檢身省心) [정민의 世說新語] [480] 검신성심(檢身省心) 송나라 때 이방헌(李邦獻)이 쓴 '성심잡언(省心襍言)'을 읽는데 ' 성(省)'자의 생김새에 자꾸 눈길이 간다. 성(省)은 살피고 돌아본다는 의미이나, '생'으로 읽으면 덜어낸다는 뜻이 된다. 돌이켜 살피는 것이 반성(反省)이라.. 2018. 8. 16.
[정민의 世說新語] [479] 산산가애 (珊珊可愛) 산산가애 (珊珊可愛) [정민의 世說新語] [479] 산산가애 (珊珊可愛) 산산(珊珊)은 형용사다. 원래는 허리에 패옥을 차고 사람이 걸을 때 가볍게 부딪쳐 나는 소리를 말한다. 사뿐사뿐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형용하는 표현으로도 자주 쓴다. 당나라 원진(元稹)은 '비파가(琵琶歌)'에서 "한.. 2018. 8. 9.
[정민의 世說新語] [478] 폐단구함 (弊簞救鹹) 폐단구함 (弊簞救鹹) [정민의 世說新語] [478] 폐단구함 (弊簞救鹹) 박태순(朴泰淳·1653~1704)의 시 '지감(志感)'에 나오는 네 구절이다. "평온하다 어느 날 가파르게 변하니, 수말 네 마리가 재갈 풀고 횡으로 달리는 듯. 재목 하나로 큰 집 기움 어이해 지탱할까? 구멍 난 광주리론 염전 소금 못 구하리 (康莊何日變巉巉, 四牡橫奔又失銜. 一木豈支大廈圮, 弊簞未救塩池鹹)." 이제껏 탄탄대로를 밟아 평탄하게 지내왔다. 어느 순간 세상이 바뀌자 인심이 가파르고 각박하다. 힘 넘치는 수말 네 마리를 나란히 매어놓고 채찍질해 큰길을 내달리는데, 재갈마저 물리지 않아 제동 장치가 없는 형국이다. 미친 듯이 내닫다가 끝에 가서는 어찌 될지 모르겠다. 큰 건물이 기우뚱 기울었으니, 재목 하나로 받쳐 지탱코.. 2018. 8. 2.
[정민의 世說新語] [477] 능내구전 (能耐久全) 능내구전 (能耐久全) [정민의 世說新語] [477] 능내구전 (能耐久全) 이항로(李恒老)가 말했다. "공부함에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은 오래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오래 견딜 수 없다면 아주 작은 일조차 해낼 수가 없다(爲學最怕不能耐久, 不能耐久, 小事做不得)." 김규오(金奎五)는 또 외암홍공.. 2018. 7. 26.
[정민의 世說新語] [476] 수도동귀(殊塗同歸) 수도동귀(殊塗同歸) [정민의 世說新語] [476] 수도동귀(殊塗同歸) 배울 것을 배우고 배워서 안 될 것을 안 배워야 잘 배운 것이다. 진후산(陳后山)이 '담총(談叢)'에서 말했다. "법은 사람에게 달린 것이라 반드시 배워야 하고, 교묘함은 자신에게 달린 것이니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法在人故.. 2018. 7. 19.
[정민의 世說新語] [475] 거년차일 (去年此日) 거년차일 (去年此日) [정민의 世說新語] [475] 거년차일 (去年此日) 벗들이 어울려 놀며 질문에 대답을 못 하면 벌주를 마시기로 했다. 한 사람이 물었다. "지난해 오늘(去年此日)은 어떤 물건인가?" "지난해는 기유(己酉)년이고 오늘은 21일이니, 식초[醋]일세." 그는 벌주를 면했다. 이십(卄) .. 2018. 7. 12.
[정민의 世說新語] [474] 천상다사(天上多事) 천상다사(天上多事) [정민의 世說新語] [474] 천상다사(天上多事) 명나라 진계유(陳繼儒)는 최고의 편집자였다. 당나라 때 태상은자(太上隱者)란 이가 적어두었다는 옛 신선들의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를 모아 '향안독(香案牘)'이란 책을 엮었다. 꿉꿉한 장마철에 싱겁게 읽기 딱 좋아 몇 가지 소개한다. 백석생(白石生)이란 이는 신선의 양식이라 하는 백석(白石)을 구워 먹고 살았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째서 천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겁니까?" 그가 웃으며 말했다. "천상에는 옥황상제 받드는 일이 너무 많아 인간 세상보다 더 힘들어요." 당시에 사람들이 그를 은둔선인(隱遁仙人)이라 불렀다.황안(黃安)은 너비가 석 자쯤 되는 신령스러운 거북 등에 앉아 있었다. 이동할 때는 거북을 등에 지고 갔다.. 2018. 7. 5.
[정민의 世說新語] [473] 형범미전 (荊凡未全) 형범미전 (荊凡未全) [정민의 世說新語] [473] 형범미전 (荊凡未全) 서주(西周) 시절 이야기다. 초왕(楚王)과 범군(凡君)이 마주 앉았다. 초왕의 신하들이 자꾸 말했다. "범은 망했습니다." 망한 나라 임금하고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세 번을 거듭 얘기하자 범군이 말했다. '범나라.. 2018. 6. 28.
[정민의 世說新語] [472] 세척진장(洗滌塵腸) 세척진장(洗滌塵腸) [정민의 世說新語] [472] 세척진장(洗滌塵腸) 내가 다산초당의 달밤을 오래 마음에 품게 된 것은 다산이 친필로 남긴 다음 글을 읽고 나서부터다. "9월 12일 밤, 나는 다산의 동암(東菴)에 있었다. 우러러 하늘을 보니 아득히 툭 트였고, 조각달만 외로이 맑았다. 남은 별.. 2018. 6. 21.
[정민의 世說新語] [471] 양비근산 (兩非近訕) 양비근산 (兩非近訕) [정민의 世說新語] [471] 양비근산 (兩非近訕) 홍문관에서 학을 길렀다. 숙직하던 관원이 학의 꼬리가 검다 하자 다른 이가 날개가 검다고 하는 통에 말싸움이 났다. 늙은 아전을 심판으로 불렀다. "저편의 말씀이 진실로 옳습니다. 하지만 이편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彼固是, 此亦不非)" 무슨 대답이 그런가 하고 더 시끄러워졌다. 대답이 이랬다. "학이 날면 날개가 검고, 서 있으면 꼬리가 검지요." 학의 검은 꼬리는 실제로는 날개의 끝자락이 가지런히 모인 것이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다들 우스워서 데굴데굴 굴렀다. 예전 사마휘(司馬徽)가 형주(荊州)에 살 때 이야기다. 유표(劉表)가 어리석어 천하가 어지러워지겠으므로 그는 물러나 움츠려 지내며 스스로를 지킬 생각을 했다. 남들과 .. 2018. 6. 14.
[정민의 世說新語] [470] 후적박발 (厚積薄發) 후적박발 (厚積薄發) [정민의 世說新語] [470] 후적박발 (厚積薄發) 임종칠(林宗七)이 자신을 경계하는 글을 벽에 써서 붙였다. "네가 비록 나이 많고, 네 병은 깊었어도, 한 가닥 숨 남았다면 세월을 아껴야지. 허물 깁고 성현 배움에 네 마음을 다하여라. 날 저물고 길은 멀어 네 근심 정히 .. 2018. 6. 7.
[정민의 世說新語] [469] 심유이병 (心有二病) 심유이병 (心有二病)  [정민의 世說新語] [469] 심유이병 (心有二病)  바른 몸가짐은 바른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이 비뚤어진 상태에서 몸가짐이 바로 될 리가 없다.  다산은 '대학공의(大學公議)'에서 "몸을 닦는 것은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달렸다(修身在正其心)"는 대목을 풀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마음에는 두 가지 병이 있다. 하나는 마음이 있는 데서 오는 병(有心之病)이고, 하나는 마음이 없는 데서 오는 병(無心之病)이다. 마음이 있다는 것은 인심(人心)을 주인으로 삼는 것이고, 마음이 없다는 것은 도심(道心)이 주인이 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 두 가지는 다른 것 같지만 병통이 생기는 근원은 실제로 같다. 경(敬)으로써 내면을 바르게 하고, 공과 사를 구분해서 이를 살핀다면 이 같.. 2018. 5. 31.
[정민의 世說新語] [468] 구사비진 (求似非眞) 구사비진 (求似非眞)  [정민의 世說新語] [468] 구사비진 (求似非眞)  청나라 원매(袁枚)가 "속시품(續詩品)" '저아(著我)'에서 이렇게 말했다. "옛사람을 안 배우면 볼 만한 게 하나 없고, 옛사람과 똑같으면 어디에도 내가 없다. 옛날에도 있던 글자, 하는 말은 다 새롭네. 옛것 토해 새것 마심, 그리해야 않겠는가? 맹자는 공자 배우고, 공자는 주공 배웠어도, 세 사람의 문장은 서로 같지 않았다네.(不學古人, 法無一可. 竟似古人, 何處著我. 字字古有, 言言古無. 吐古吸新, 其庶幾乎. 孟學孔子, 孔學周公, 三人文章, 頗不相同.)" 정신이 번쩍 든다. 제 말 하자고 글을 쓰면서 옛사람 흉내만 내면, 끝내 앵무새 소리, 원숭이 재간이 되고 만다. 덮어놓고 제소리만 해대면 글이 해괴해진다. 글자는 옛날.. 2018. 5. 24.
[정민의 世說新語] [467] 불수고방(不守古方) 불수고방(不守古方) [정민의 世說新語] [467] 불수고방(不守古方) 송나라 때 진법의 도형을 인쇄해서 변방의 장수에게 내려주었다. 왕덕용(王德用)이 간하였다. "병법의 기미는 일정치가 않은데 진도(陣圖)는 일정합니다. 만약 옛 법식에 얽매여 지금의 군대를 쓴다면 일을 그르치는 자가 있게 될까 걱정입니다." 또 전을(錢乙)은 훌륭한 의사였는데 옛 처방을 지키지 않았고(不守古方), 때때로 이를 뛰어넘어 무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끝내는 법에 어긋나지 않았다. 청나라 때 원매(袁枚)는 '수원시화(隨園詩話)'에서 두 예화를 통해 시문 짓는 법을 깨달을 수 있다고 썼다. 고식적으로 정해진 법식에만 집착하면 그것은 활법(活法)이 아닌 사법(死法)이 되고 만다. 유득공(柳得恭)이 '추실음서(秋室吟序)'에서 한 말은.. 2018. 5. 17.
[정민의 세설신어] [466] 태배예치 (鮐背鯢齒) 태배예치 (鮐背鯢齒)  [정민의 세설신어] [465] 태배예치 (鮐背鯢齒) 나이 많은 노인을 일컫는 표현에 태배(鮐背)와 예치(鯢齒), 그리고 황발(黃髮)이 있다.태배는 복어의 등인데 반점이 있다. 연세가 대단히 높은 노인은 등에 이 비슷한 반점이 생긴다고 한다. 이의현(李宜顯·1669~1745)은 만 70세 이후에 쓴 자신의 시를 모아 제목을 '태배록(鮐背錄)'이라고 붙였다. 세종 임금이 1439년 5월, 조말생(趙末生)에게 궤장(幾杖)을 하사하며, "아! 경은 몸을 편히 하고 힘을 북돋워 태배(鮐背)의 수명을 많이 늘이라"고 한 것도 이 뜻이다. 예치는 고래 이빨이다. 고래의 이빨은 세모난 송곳니 모양이다. 상노인이 이가 다 빠지고 오래되면 다시 뾰족하고 가는 이가 난다. 어린이의 이빨과 같다고 해서.. 2018. 5. 10.